기억 중추 해마, 안 쓰면 기능 퇴화

기억 중추 해마, 안 쓰면 기능 퇴화

2013.06.22. 오전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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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사람의 뇌에서 기억에 관여하는 부위는 해마입니다.

디지털 기기에 전적으로 의존해 번호나 사물을 기억하는 일을 거의 하지 않으면 해마 기능이 퇴화하고, 치매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성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방과 후 프로그램.

초등학생들에게 스마트폰으로 주로 무엇을 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인터뷰:스마트폰 중독 학생]
"게임을 많이 해요, 맨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짜증부터 냅니다.

[인터뷰:최승미, 인터넷중독상담사]
"부모님이 그만하라고 하셨을 때는 화가 난다거나 짜증이 난다거나 슬픈 기분을 많이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게임에 빠지면 뇌의 연산이나 기억 등 복잡한 기능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동작과 자극만이 계속되면서 뇌 기능이 전반적으로 퇴화됩니다.

게임 중독 판정을 받은 중학생의 뇌파입니다.

판단력을 보여주는 뇌 전두엽 부위 신호는 녹색이 정상이지만 파랑색과 보라색을 띱니다.

판단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전열정, 집중력클리닉 원장]
"스마트폰을 반복적으로 지나치게 중독 단계까지 쓰면, 사실 반복적인 행동은 할 수 있지만 판단력이 흐려져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기억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뇌에서 기억에 관여하는 핵심 부위는 해마입니다.

해마는 수 초간 기억을 저장하는 단기 기억을 장시간 오랫동안 기억하는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단기 기억은 숫자나 문자를 포함해 단어 7개 정도가 한계인데, 약 18초 쯤 지나면 거의 소멸돼 버립니다.

이를 머리 속으로 반복해 외우거나 소리 내 읽으면 장기 기억으로 변환돼 뇌에 저장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작용의 중추인 해마는 마치 근육과 같아서 애써 기억하려 하지 않으면 그 기능이 크게 약화되는 겁니다.

[인터뷰:안승찬, 뇌과학연구원 브레인트레이너]
"자기들이 필요로 할 때 바로바로 정보를 검색하고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뇌의 입장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구나, 우리가 생각하는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해마 기능이 떨어지면 노후에 치매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지적합니다.

YTN사이언스 이성규[sklee9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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