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의 탈' 쓴 짐승들... 美 어린이 천여 명 성폭력

'성직자의 탈' 쓴 짐승들... 美 어린이 천여 명 성폭력

2018.08.16. 오전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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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수백 명의 성직자들이 천 명이 넘는 남녀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그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혼자 상처를 안고 수십 년을 살아온 피해자들이 이제야 무거운 입을 열었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입니다.

[기자]
[로버트 코비(83세) / 성폭력 피해자 : 그들은 내가 아버지가 없다는 걸 알고 나를 범행대상으로 삼았어요.]

[캐롤라인 포트니 / 성폭력 피해자 : 내가 기저귀를 차고 있던 시기에 바로 그의 노리개가 됐어요.]

[션 도우티 / 성폭력 피해자 : 우리는 신부와 수녀는 곧 신이라고 배웠어요.]

가장 성스러워야 할 곳에서 가장 성스러워야 할 사람으로부터 반복적으로 당한 상처를 수십 년이 지나서야 토로합니다.

열 살도 안 된 어린 나이에 당한 상처와 충격은 남은 삶 전체를 송두리째 망쳤습니다.

[로버트 코비 / 성폭력 피해자 : 그 충격은 83세인 지금까지 나를 짓누르고 있어요.]

[캐롤라인 포트니 / 성폭력 피해자 : 마치 내 모든 인생이 거짓이었던 것 같아요.]

[션 도우티 / 성폭력 피해자 : 나를 완전히 파괴시켰어요.]

미 펜실베이니아 주가 지난 2년간의 수사를 통해 밝혀낸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범죄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884페이지 보고서에는 지난 70여 년 동안 주내 6개 교구 성직자 301명이 저지른 충격적인 성범죄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적시돼있습니다.

[인터뷰] 호세 샤피로 / 펜실베이니아 주 검찰총장 "신부들이 어린 소년·소녀들을 성폭행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모든 것을 수십 년간 숨겼어요."

확인된 피해자만 천 명이 넘어, 훨씬 더 많은 범죄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에 드러난 범행은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성직자 성범죄인데, 종교라는 탈을 쓰고 벌어진 범행이 과연 이곳에만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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