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위안부 보고서' 앞둔 일본...물밑 작업?

'유엔 위안부 보고서' 앞둔 일본...물밑 작업?

2017.02.26. 오후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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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축소하고 왜곡하려는 일본 정부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미국 애틀란타시에 소녀상 설치하는 걸 막기 위해 로비를 벌인 의혹이 보도되더니 이번엔 유엔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물밑 작업에 나선 정황이 나왔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데이비드 케이 / 유엔 특별보고관 : (역사 교과서가) 정부의 입장에 영향받아서는 안 됩니다. 역사 문제, 역사적인 정확성을 기반으로 작성돼야 합니다.]

지난해 4월 조사차 일주일 동안 일본을 방문한 유엔 인권이사회 케이 특별보고관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입니다.

케이 보고관은 특히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범죄로 규정하고 일본 교과서가 이를 다루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즉, 부실하게 설명하거나 아예 빠져 있는 건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게 아니냐고 의심한 겁니다.

케이 보고관의 정식 보고서는 오는 6월에 나오는데 이를 앞두고 일본 정부가 물밑 작업에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앞서 케이 보고관이 밝힌 대로 보고서가 확정되면 일본 정부로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산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케이 보고관에게 반론을 이미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교과서 검정이나 학습지도 요령은 공평하며 최고 재판소도 검열은 없다고 판결했다는 내용을 보냈다는 겁니다.

유엔 보고서를 확정하기 전 보고관이 해당 정부에 초고를 보내고 해당 정부는 여기에 답하는 게 보통이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 초안도 오기 전에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얘기입니다.

유엔 보고서에 법적 권한은 없습니다.

하지만 1996년 쿠마라스와미 당시 특별보고관이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성 노예제도'로 규정한 뒤 큰 곤욕을 치른 곤욕을 일본 정부가 이번 보고서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경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미국에서 소녀상 건립을 막기 위해 일본 총영사가 로비에 나섰다는 보도에 이어 자신들에게 불리한 위안부 보고서를 막아보려는 일본 정부의 주도면밀한 시도에서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왜곡된 역사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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