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후배와 성관계 맺기' 美 명문고 악습 피해자의 증언

'여후배와 성관계 맺기' 美 명문고 악습 피해자의 증언

2016.08.31. 오전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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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작년 미국 명문 고등학교에서 남자 선배들이 경쟁적으로 후배 여학생들과 성관계를 맺는 악습 때문에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는데요.

당시 성폭행을 당한 피해 여학생이 최근 방송에 나와 피해 직접 당시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다시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합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17살인 체시 프라우트는 2년 전 고등학교 신입생 시절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학교 옥상 기계실에서 상급생인 오언 라브리에에게 성폭행을 당한 겁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 등 많은 정치인과 노벨상 수상자까지 배출한 150년 전통의 명문고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파장도 더욱 컸습니다.

[체시 프라우트 / 성폭행 피해 여학생 : 사람들은 그 남학생이 고의로 성폭행했다는 걸 믿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의도적으로 저지른 짓인데 너무 화가 났습니다. 아직도 그가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이 절 괴롭혔어요.]

라브리에는 일부 남학생들이 여자 후배와 성 관계를 가지려고 경쟁하는 이른바 '선배 의식'이라는 전통 때문에 이런 짓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남학생들은 벽에 점수판을 만들어 성관계 횟수를 놓고 경쟁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버드대 입학 허가까지 받았던 라브리에는 가벼운 성폭력 혐의로 징역 1년형을 받았지만 항소를 제기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체시 프라우트 / 성폭행 피해 여학생 : 피고 측 변호사가 법정에서 성폭행 피해 당시 왜 그렇게 애매한 태도를 취했느냐고 물었습니다. 전 황당해서 변호사에게 말했어요. 저는 성폭행을 당했어요!]

프라우트는 학교도 여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학교 측은 책임을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학교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하며, 스스로 신원까지 공개하고 나섰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두렵거나 부끄럽지 않다며,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체시 프라우트 / 성폭행 피해 여학생 : 다른 사람이 저처럼 혼자 이런 일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무서워서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누구도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교 측은 프라우트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선배 의식' 같은 전통은 없다고 거듭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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