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 집단 성폭력 현장, 경찰도 통제 불능 상태였다

쾰른 집단 성폭력 현장, 경찰도 통제 불능 상태였다

2016.01.08. 오전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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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연말 발생한 독일 쾰른 집단 성폭력 사건 당시 거리는 경찰도 손을 쓸 수 없는 통제 불능 상태였다는 보고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다른 도시에서도 성폭력 사건이 속출했지만, 실상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며 관계 당국의 은폐 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31일 밤 독일 쾰른 대성당 앞의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어지럽게 얽혀있는 가운데 위험천만한 폭죽이 날아다닙니다.

경찰과 순찰차가 계속 주변을 맴돌지만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 속수무책입니다.

독일 연방경찰은 내부 보고서에서 당시 쾰른 중앙역 주변은 통제할 수 없는 대혼란이었다고 표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곳곳에서 싸움과 절도, 성폭력이 발생하면서 공포에 질린 여성들이 도움을 호소했지만, 경찰조차 죽음을 두려워했을 정도로 손을 쓸 수 없었다는 겁니다.

[여성 피해자 : 살아서 빠져나오지 못할까 봐 무서웠습니다. 누군가 흉기를 들고 나타나면 거리 한가운데서 성폭행을 당할 것 같아 두려웠어요.]

쾰른 외에 베를린과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등에서도 성폭력 신고가 잇따랐고, 여경까지 성희롱을 당했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독일 공영방송이 해당 사건을 지연 보도했다가 사과하는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관계 당국의 은폐 시도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개인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다시 한 번 강력한 분노를 표시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 독일 총리 : 부적격 난민을 추방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계속 점검해야 합니다. 법질서를 지키려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독일 정부는 망명을 신청한 난민이 이번 집단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유죄 선고를 받으면 추방할 수 있다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정부 당국도 반이민 정서를 우려해 일부러 늑장대응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는 등 논란은 더욱 확산하고 있습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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