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만에 다시 만난 연인

71년 만에 다시 만난 연인

2015.11.29. 오전 00:1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최근 영국에서는 2차 세계대전 중에 헤어졌던 연인이 71년 만에 다시 만난 일이 화젭니다.

한때 열렬히 사랑하던 두 남녀가 이제 백발이 된 서로의 모습을 확인한 곳은 컴퓨터 모니터 앞이었습니다.

황혜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제2차 세계대전의 총성이 한창이던 1944년.

영국 런던에서 연합군 미군 병사 노우드 토마스는 영국인 조이스 모리스를 만나 격정적인 사랑에 빠져듭니다.

둘은 결혼 약속을 하고 부모까지 만났지만 본국 귀환 명령에 노우드는 조이스를 영국에 두고 미국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귀국 후 노우드가 편지로 청혼을 했으나 조이스는 진짜 청혼으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조이스는 노우드를 사랑했지만 이미 멀리 떨어져 있는 노우드의 청혼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둘 사이의 연락은 곧 끊겼고 시간은 무심히 흘러 각자 다른 인생을 살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노우드는 아내를 잃고 혼자가 됩니다.

노우드는 인생을 돌아보며 청년 시절을 떠올리는 일이 더 잦아졌고 전쟁 중에 사랑을 나눴던 조이스를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한편 호주에 살고 있던 조이스는 아들에게 2차 대전 당시 사랑에 빠졌던 한 미군 이야기를 틈날 때마다 들려주었습니다.

조이스는 어느 날 아들에게 인터넷에서 사람을 찾을 수 있는지 물었고 아들은 얼마 후 극적으로 노우드를 찾게 됐습니다.

아들은 화상 채팅 자리를 마련했고, 노우드와 조이스는 마침내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극적인 재회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노우드 토마스(93살)]
"조이스! 조이스 아냐?"

[조이스 모리스(88살)]
"네... 저예요!"

[노우드 토마스(93살)]
"만나서 얼굴 보고 안부를 묻고 싶군요. 믿겨지지 않는 너무나도 환상적인 상황이에요."

미국 동부 버지니아 주에 사는 노우드와 호주의 조이스와의 거리는 과거 만큼 멀고도 멉니다.

하지만 노우드는 지금은 다행히 전쟁 중이 아니라며 조만간 건강이 허락하는 대로 호주로 날아갈 것이라며 기대에 차 있습니다.

[노우드 토마스(93살)]
"인터넷 채팅이 큰 문제가 있어요. 꽉 껴안을 수 없으니 말입니다."

노년의 연인은 71년 만의 극적인 포옹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YTN 황혜경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