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러시아 마찰...IS 격퇴 공조 '삐걱'

터키·러시아 마찰...IS 격퇴 공조 '삐걱'

2015.11.25. 오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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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터키가 시리아와 터키 국경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하면서 이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IS 격퇴라는 공동 목표로 힘을 합치나 싶던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련 소식, 국제부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안소영 기자!

전투기 격추 사건을 두고 터키와 러시아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 않습니까?

사건의 발단이 뭔지, 또 양측의 입장은 어떤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터키 F-16 전투기가 러시아의 수호이-24 전투기를 격추했습니다.

격추된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 2명은 비상 착륙했는데요.

시리아 반군, 투르크멘이 낙하산으로 착륙하는 이 조종사들을 모두 사살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이 러시아 전투기를 공격한 것은 63년 만에 처음입니다.

터키가 공식 입장을 곧바로 밝혔는데 단호합니다.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했고, 5분 동안 10차례나 경고했는데 이를 무시했기 때문에 격추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터키 영공을 침범한 시실 자체가 없고, 계속 시리아 상공에만 머물렀다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전투기가 터키 국경에서 4킬로미터나 떨어진 시리아 영토에 추락한 것이 자신들의 주장을 증명한다면서 터키를 비난했습니다.

터키 총리와 러시아 대통령의 말을 연이어 직접 들어보시죠.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
"영공 침범에 대해서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는 것이 우리의 국제적 권리이자 국가적 의무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번 사건은 테러리스트들의 동조 세력이 우리를 등 뒤에서 공격한 겁니다."

[앵커]
터키와 러시아가 영공 침범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 않습니까?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터키와 러시아는 이전에도 종종 갈등을 빚었습니다.

지난달 3일에는 터키 남부 하타이주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전투기를 터키 전투기가 가로막으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양국의 근본적인 문제는 시리아 때문입니다.

터키는 시리아 반군을, 러시아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들과 같은 언어를 쓰고, 민족적 특성이 같은 시리아 온건 반군, 투르크멘족을 감싸고 있습니다.

터키는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을 공격하면서 이들이 사는 마을까지 공격한다면서 항의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IS 격퇴를 위해 공격을 펼치는 러시아가 IS뿐 아니라 시리아 반군, 민간인도 사살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러시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공습을 계속하며 반군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터키를 방문해 시리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는 등 이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는 회원국인 터키의 요청에 따라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이번 터키와 러시아 문제로 IS 격퇴에 대한 공조 움직임을 보이던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도 균열이 생길 것 같다고요?

[기자]
미국이 이번 전투기 격추 사건에 대해 터키의 편에 섰기 때문입니다.

백악관에서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전투기 격추 사건에 대해서 러시아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가 영토를 침범한 것이 문제고, 터키의 지지를 받는 시리아의 온건 반군을 공습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라고 지적했는데,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러시아가 IS를 잡는 데 힘을 쏟는다면 이런 갈등이나 실수의 위험성이 훨씬 줄어들 겁니다."

신냉전 시대에 있었던 서방과 러시아가 IS 격퇴라는 공동 목표로 관계가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높았는데 이번 격추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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