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일촉즉발' 남중국해...'균형외교' 갈 길은?

[뉴스통]'일촉즉발' 남중국해...'균형외교' 갈 길은?

2015.10.28.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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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남쪽 바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고 전 세계 해양 물류와 원유 수송로로 쓰이는 이 해역이 바로 남중국해입니다.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국 분쟁이 끊이지 않고 미국 역시 지역 패권을 지키기 위해 간섭하는 곳이죠.

급기야 중국은 남중국해 난사군도의 암초 위에 시멘트를 부어 인공섬을 만들고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주변 바다는 영해이니 다른 나라 배가 통과하려면 반드시 중국의 허락을 받으라는 입장이죠.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남해 함대 전력도 집중적으로 증강해왔습니다.

최근 건조한 신형 이지스 구축함 4척을 모두 남해 함대에 배치할 예정입니다.

이 구축함은 중국 차세대 해군 전력의 핵심으로 대함·대공·대잠수함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 발사기 64기가 장착돼 있습니다.

미국도 '공해전투' 개념으로 원자력 추진 항공 모함과 스텔스 전투기 등을 집중 배치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9만7천 톤급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입니다.

길이 332.8 미터, 폭이 76.8 미터로 갑판 크기만 축구장 3배에 달하는 초대형 항공모함입니다.

이번 한미연합해상훈련에도 참가하고 있죠.

이처럼 미-중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어제 미국이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대형 구축함 라센호를 파견해 초계작전을 펼친 겁니다.

중국이 "경거망동을 하지 말라"며 반발했지만 미국은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며 해당 수역에서 다시 작전할 계획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국제법이 허락하는 곳이라면, 우리는 어디든 비행하고 항행하고 작전할 것입니다. 해당 수역에서 최근 작전이 있었고, 몇 주 또는 몇 달 이내에 다시 작전을 할 예정입니다."

자존심을 구긴 중국은 금방이라도 정면대결을 할 것처럼 격앙된 반응입니다.

미국이 군함을 파견한 것은 남중국해 지역을 군사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협박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루 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
"미 해군 군함이 중국의 주권과 보안을 위협했고 '난사군도'에 있는 우리 인력과 장비들을 위험에 빠뜨렸습니다. 아울러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우리 정부 입장도 난처해졌습니다.

정부는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지만, 미국은 한국이 한 발 더 다가서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희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 회담 결과 기자회견장,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국제규범을 어길 경우 한국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우리가 유일하게 강조한 것은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이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한국이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내주기를 기대합니다."

중국의 인공섬 건설로 촉발된 남중국해 분쟁에서 한국의 분명한 역할을 요구한 겁니다.

하지만 미중 두 나라가 남중국해에서 일촉즉발의 대치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는 국제규범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점만 강조했습니다.

'항해 자유' 보장과 '국제 규범' 준수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한 겁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항행과 상공비행의 자유 보장, 남중국해 행동선언 준수 등이 이 지역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는 점을 일관되게 표명해온 바 있습니다."

한미 동맹은 물론 북핵 문제 해결 등을 위한 중국의 협력도 중요한 상황에서 분명한 선택지를 고르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한중일 3국 정상회의도 앞두고 있어 미중 사이 균형 외교를 꾀하려는 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김희준입니다.

[앵커]
남중국해 지역은 우리 수출 물동량의 30%, 수입 에너지의 90%가 통과하는 중요한 해상교통로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거나 해상봉쇄에 돌입한다면, 우리로서는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남중국해 분쟁을 가만히 지켜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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