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습하기 좋은 날"...러시아 날씨 방송 논란

"시리아 공습하기 좋은 날"...러시아 날씨 방송 논란

2015.10.07. 오후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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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국영 방송사의 날씨 예보가 국제적인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공습하기에 좋은 날'이라는 표현과 함께, 많은 인명피해를 낳고 있는 시리아 공습을 당연시하고, 오히려 부추기기까지 하는 내용입니다.

조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투기를 배경으로 한 스튜디오에 기상 캐스터가 등장합니다.

러시아 국영방송의 날씨 방송인데, 날씨와 상관없을 듯한 시리아 공습 장면이 화면을 채웁니다.

그러더니 캐스터의 입에서 뜻밖의 예보가 이어집니다.

[예카테리나 그리고로바, '로시야 24' 기상캐스터]
"전문가들은 오늘 시리아 날씨가 공습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라고 말합니다."

러시아 정부가 공습 시기를 잘 선택했다는 취지의 말도 나옵니다.

[예카테리나 그리고로바, '로시야 24' 기상 캐스터]
"시리아의 10월 날씨는 (폭격기들이) 비행하기에 아주 훌륭한 달입니다."

"비가 올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공습에 문제는 없을 것", "날씨가 우리 군의 임무를 재촉하고 있다" 3분 동안 방송된 예보 내내 공습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이 계속됐습니다.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을 더욱 강화하면서 인명 피해가 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명을 경시한 방송이라는 비난 여론이 거셉니다.

한편으론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에 반발하고 있는 미국 등 서방을 자극하기 위한, 러시아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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