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개똥쑥'에서 찾아낸 기적의 신약...노벨상 영광으로

[뉴스통] '개똥쑥'에서 찾아낸 기적의 신약...노벨상 영광으로

2015.10.06. 오후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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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노벨상 가운데 생리의학상이 처음 발표됐습니다.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 평생 기생충과 말라리아 전염병 퇴치에 헌신한 세 학자에게 그 영광이 돌아갔는데요.

특히 유학 경험은 물론, 박사 학위 하나 없이 노벨상을 거머쥔 85살의 중국 여교수가 화제입니다.

먼저 베이징 서봉국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투유유 교수는 지난 1967년 무렵 마오쩌둥 주석의 지시로 국가프로젝트 중 하나인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초기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약품에 관심을 두었지만 실패를 거듭하자 중국 전통 약재에 눈을 돌렸습니다.

3백여 차례의 실험 끝에 약재로 쓰이는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특효약 '아르테미시닌'을 찾아냈습니다.

[장팅량, 전 중국전통의학연구원 원장]
"과거에는 실험 환경이 좋지 않았죠. 투 교수는 직접 임상 실험에 참가했다가 감염되기도 했습니다."

각고의 노력을 통해 거둔 연구성과 덕분에 90년대 이후 말라리아 퇴치에 크게 기여했고, 이 공로로 노벨상까지 거머쥐었습니다.

투 교수는 이번 수상은 중국 전통의학이 준 선물이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투유유, 중국전통의학연구원 교수]
"저의 연구 성과는 모든 중국 과학자들과 함께 이룬 것이며, 이에 대해 세계도 중국 의학을 주목한 것입니다."

투 교수의 수상은 화교 출신이 아닌 본토 출신으로는 첫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입니다.

중국 언론들은 투 교수가 개발한 약 덕분에 개발도상국 등지에서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구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앵커]
"특히 개발 도상국 아프리카 등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박사 학위는 물론 유학 경험도 없고, 최고 권위자 호칭도 받지 못한 이른바 '3무 과학자'가 중국 전통의학의 진가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중국 사회는 환호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서봉국입니다.

[앵커]

개똥쑥, 우리나라 길가에서도 흔히 자라는 한해살이풀입니다.

투 교수는 고대 의학서에서 영감을 얻어 개똥쑥에서 '아르테미시닌'이라는 신약 성분을 뽑아냈습니다.

투 교수가 이 약초를 연구하던 시기는 중국의 '문화대혁명' 기간입니다.

당시 과학자 대부분이 우파로 몰려 숙청 당한 반면, 순수 국내파 학자였던 투 교수는 승진을 거듭하며 연구개발을 이끌어갔죠.

1971년 아르테미시닌을 발견하기까지 약초 표본 190개를 실험했고, 개똥쑥은 191번째 약초였다고 합니다.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일본의 오무라 사토시 교수도 화제입니다.

연구의 길로 접어들기 전, 스키 선수로 활동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젊은 시절 야학에서 교편을 잡다 온 몸에 기름칠을 하고 주경야독하는 학생들을 보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오무라 교수의 이야기, 직접 들어볼까요?

[오무라 사토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다른 사람들을 따라 하거나 베껴서는 절대 그들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본질적인 걸 추구해야 합니다. 물론 많은 실패를 겪겠지만 다른 사람을 따라 한다면, 결코 능가할 수 없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지켜온 삶의 원칙입니다."

일본에서는 과학 분야에서만 노벨상 수상자가 20명이 배출됐습니다.

비결이 뭘까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몰두하도록 지지해주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작은 차이도 놓치지 않고 오랜 세월 한우물을 파는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이 노벨상의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지난해 노벨상을 수상한 아마노 히로시 교수의 말에서 힌트를 찾아볼까요?

[아마노 히로시, 201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청색 LED의 경우 많은 사람이 집중적으로 연구했는데도 불구하고 상품화되기까지는 10년, 절전 에너지로 만들기까지는 30년이 걸렸습니다. 핵심연구는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연구하는 것, 그리고 지속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도 노벨상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이 있죠.

노벨평화상에 반기문 UN사무총장, 그리고 노벨문학상에 지난 2005년부터 고은 시인이 항상 거론되고 있습니다.

스웨덴 현지 시간으로 문학상은 8일, 평화상은 9일 발표되니까 기대를 품어봐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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