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돈 빌린 한국과 그리스의 서로 다른 행보

IMF 돈 빌린 한국과 그리스의 서로 다른 행보

2015.07.08. 오후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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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 IMF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결국 사실상 채무불이행, 디폴트 사태에 빠졌습니다.

우리도 1997년 IMF에게 돈을 빌린 상처가 있는데요.

당시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국가부도 위기에 놓였을 때입니다.

우리가 빌린 돈은 총 195억 달러, 돈을 대가로 IMF가 요구한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은행은 통폐합됐고 많은 기업이 도산했습니다.

정리해고된 사람들은 거리를 배회했고 자살하는 사람들도 속출했는데요.

그리스는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IMF와 유로존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습니다.

1차는 1,100억 유로, 2차는 1,300억 유로였는데요.

강도 높은 긴축을 요구한 채권단에 맞춰 그리스는 정부지출과 연금을 줄이고 증세를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IMF의 요구사항을 엄격히 지키며 IMF 3년 8개월 만인 2001년 8월에 채무 전액을 조기에 갚고 구제금융을 완전히 졸업했습니다.

특히, 돌 반지까지 내놓으며 금 모으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국민의 희생이 한몫했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는 달랐습니다.

지난 5년간 긴축정책을 폈지만 그리스 국내총생산은 2008년 대비 25%나 감소했고 현재 실업률은 25%입니다.

긴축 정책을 견디다 못한 민심은 구조조정 협상안 수정을 공약으로 내건 시리자 정권을 택했고 허리띠를 더 졸라맬 것을 요구한 채권단의 구제금융안은 국민투표를 통해 거부했습니다.

한국과 그리스의 상황을 단순 비교하기는 힘듭니다. 위기 당시 경제적 여건이 다른데요.

외환위기 당시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달러화값이 급등하면서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개선됐습니다.

또 독자 통화를 사용하다 보니 환율, 금리 정책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운용할 수 있었는데요.

그리스는 유로존 국가와 함께 유로화를 사용합니다. 독자적 통화정책이 아예 없는 건데요.

환율 변동성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수출산업 비중 또한 높지 않습니다.

IMF로서는 그리스 사태로 유로존 전체, 나아가 유럽연합이 흔들릴까, 우리를 대할 때와 달리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현재 유럽연합 지도부는 그리스에 유로존 탈퇴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서며 3차 구제금융을 위한 조건을 충족시킬 만한 개혁안을 다시 주문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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