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하게 무너진 '일상'...기약 없는 '복구'

처참하게 무너진 '일상'...기약 없는 '복구'

2015.05.04. 오전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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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금자리를 잃은 네팔인들은 대지진이 남긴 상처를 딛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피해 복구가 여전히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시 곳곳의 금이 간 건물들과 여진의 공포는 여전히 주민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네팔에서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진 피해가 컸던 박타푸르의 한 마을.

쓸만한 가재도구라도 혹시 남아 있을까, 건물 잔해를 뒤지는 할머니의 손길이 애처롭습니다.

흙더미를 들추는 할머니 뒤로 한쪽 귀퉁이가 무너진 건물이 위태롭습니다.

네팔 당국이 추가 붕괴 위험까지 감수하고 중장비까지 투입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곳곳에 여전히 무너진 벽돌과 흙더미가 가득합니다.

폐허로 변해버린 집에서 꺼멀라 씨는 간신히 가재도구를 꺼내왔습니다.

네팔의 우기가 다가오고 있어 서둘러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하는데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시름이 깊어만 갑니다.

[인터뷰:꺼멀라 네팔리, 박타푸르 주민]
"집이 무너져서 있을 곳이 없어요. 밥 먹을 곳도 없고, 어딜 가야 하나, 뭘 먹어야 하나, 시골집도 무너지고 여기 집도 무너지고 어딜 가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천막도 아무도 안 주고…."

난민촌으로 변했던 라트타 공원에서는 주민들이 하나 둘 집을 찾아 떠나면서 천막이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갈 곳 없는 주민들은 구호품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여행객이 몰리던 거리에는 문을 열지 못한 상점이 여전히 많습니다.

저 높이 균열이 생긴 건물이 위협적입니다.

언제 가게 앞마당으로 무너지지나 않을까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가넨드라 케이시, 상점 주인]
"지난번에 주인한테 말씀드렸어요. (건물 금 간 거) 보고 이쪽으로 피해가 올 수 있으니까 좀 정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직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거죠."

여진과 전염병의 공포, 여기에 정부의 복구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불안감은 여전히 주민들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대지진은 네팔 사람들의 삶을 뒤흔들고 찢어놓았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무너진 일상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네팔 사람 누구도 쉽게 답하지 못합니다.

YTN 임성호[seongh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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