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종사의 의도적 추락'...우울증 등 전력에 조사 초점

'부조종사의 의도적 추락'...우울증 등 전력에 조사 초점

2015.03.27. 오후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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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탑승자 150명이 모두 숨진 독일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블랙박스 분석 결과 부기장이 고의로 급강하를 해 비행기를 추락시킨 것으로 밝혀졌는데, 테러보다는 정신적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유럽 특파원 연결합니다. 김응건 특파원!

여객기 추락 당시 기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부기장이 조종실 문을 잠그고 혼자 조종한 게 확인된 거죠?

[기자]
프랑스 검찰이 추락 현장에서 수거된 블랙박스, 조종석 음성녹음장치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부조종사인 부기장이 여객기가 추락할 때까지 고도를 급강하시킨 정황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기장이 문을 두드리고 조종실 문의 비밀번호도 눌렀지만 부기장은 응답하지 않고 끝까지 여객기를 몰았다는 겁니다.

또 부기장은 비상 상황인데도 관제탑에 어떤 조난신호나 응급호출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부기장이 의도적으로 비행기를 추락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실시간으로 세계 항공기 위치를 확인하는 '플라이트레이더 24'도 데이터 분석 결과 부기장이 여객기 자동운항장치를 재설정해 급강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는데요, 검찰이 발표한 사고 직전 상황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브리스 로뱅, 프랑스 검사]
"이때 우리는 아주 강한, 격렬한 노크 소리를 들었는데, 거의 강제로 문을 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부기장이 왜 그렇게 단독으로 급강하를 해서 여객기를 추락시켰을지가 의문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확인된 것이 있나요?

[기자]
사고기의 부기장은 28살의 독일인, 안드레아스 루비츠라는 인물입니다.

프랑스와 독일 수사 당국은 현재까지는 그가 테러와 관련된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6년 전 훈련 기간 중에 우울증을 앓아 몇 달 동안 쉬었던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수사 당국은 그의 자택 등에서 소지품을 압수해 조사하고 있는데 현지 언론은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사고기 항공사인 저먼윙스 모회사인 루프트한자 측도 루비츠가 훈련 중 7달 동안 쉬었던 사실은 인정했는데요, 다만 그 이후 훈련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했고, 항공기 조종에 필요한 기술적, 신체적 요건을 모두 충족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루프트한자 최고 경영인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카르스텐 슈포어, 루프트한자 최고경영자]
"루비츠는 모든 의료와 비행 관련 검사를 통과해 아무런 제한 없이 비행에 100% 적합한 상태였습니다."

[앵커]
이번 사고로 조종실 보안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이번 사고에서도 드러났듯이 조종사 2명 가운데 1명이 자리를 비울 경우 항공기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종실 밖으로 나왔던 기장이 다시 조종실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점, 조종실 안에 한 명의 조종사만 남아 단독 행동이 가능했다는 게 문제로 드러난 겁니다.

이에 따라 영국과 노르웨이 등 유럽은 물론 캐나다와 중동 항공사와 독일 항공협회도 잇따라 조종실에 항상 2명이 있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항공사들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종실에서 항상 2명이 자리를 지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 당시 기장의 조종실 진입을 막았던 조종실 문의 보안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또 조종사들에 대한 정신 감정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조종사의 정신 상태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런던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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