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보, 미안해' ...'노노(老老)간병 비극'

日 '여보, 미안해' ...'노노(老老)간병 비극'

2015.02.21. 오전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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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서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재정문제 때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이달 초 홋카이도에서 71세의 노인이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치매에 걸린 부인을 5년 동안 간병해오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겁니다.

노인은 부인을 살해한 다음 흉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미수에 그쳤습니다.

거실에는 '여보, 미안해'라는 메모가 발견됐습니다.

[인터뷰:이웃 주민]
"이따금 보는 정도였습니다. '간병이 힘들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이른바 '노노간병'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이처럼 배우자를 살해하거나 동반 자살하는 사건이 일본에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살인사건은 무려 600여 건으로 매년 평균 50여 건에 달합니다.

일본에서 가족가운데 간병이 필요한 가구 가운데 '노노간병' 가구 비율은 이미 50%를 훌쩍 넘겼습니다.

노인 전문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최소 월 12만 엔 , 우리 돈 120만 원에 달하는 자기 분담금이 부담입니다.

또 입원 대기자가 전국적으로 52만 명에 달해 언제 차례가 돌아올지 기약이 없습니다.

[인터뷰:쇼지 마모루, 미야기현 노인복지 담당자]
"치매 환자가 늘고 돌봐줄 가족이 없는 노인들이 점점 느는 게 요양시설 대기자가 많아지는 이유입니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이 국민 4명 가운데 한 명꼴인 3천2백만 명에 달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전문 요양시설의 수용 한계가 있는 만큼 재택 간병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지원책을 모색한다는 방침이지만 재정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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