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아베노믹스

흔들리는 아베노믹스

2014.11.18. 오후 6:0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아베 일본 총리는 지난 2012년 12월 집권 이후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금융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추진해 왔습니다.

'윤전기 아베'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막대한 돈을 시중에 풀어 일부러 엔화 가치를 떨어뜨린 겁니다.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을 올리면, 급여와 고용이 자연스레 늘어난다는 구상이었습니다.

[인터뷰: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지난해 1월)]
"일본에 있어 최대 과제는 경제 재생입니다."

[인터뷰: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지난해 6월)]
"아베노믹스에 의해 확실하게 일본 경제를 성장시켜 세계 경제에 더욱 공헌해갈 의지를 밝히고 싶습니다."

지난해 아베 총리의 모습인데요.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이죠?

지금은 아베 내각 지지율이 최저 수준인 42%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2월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무려 72.8%였습니다.

장기 불황에서 탈출하겠다는 '아베노믹스'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일본 국민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습니다.

[인터뷰:토모키 나루세, 졸업 예정자(지난 1월)]
"경제가 아베노믹스 때문에 좋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취업 시장 상황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히데키 나카노, 리시샤 공대 취업 담당(지난 1월)]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서 학생들 취업 전망이 밝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엔저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로부터는 끊임없는 불만과 걱정을 샀습니다.

아베 집권 직전 100엔당 1,400원대를 유지하던 원·엔 환율은 아베노믹스 이후 점점 떨어지더니 오늘 940원으로 2년 만에 30% 넘게 떨어졌습니다.

[인터뷰: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지난 4일)]
"원·엔 환율이 내년에 평균 950원까지 떨어지면 우리나라 수출이 4.2% 줄어들고요. 900원까지 떨어지면 8.8% 감소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인터뷰:현오석, 경제부총리(2013년 4월)]
"일본의 양적 완화가 기본적으로 일본의 디플레를 탈피하고 내수회복에 목적을 둬야지 환율조정에 목적을 둬서는 안 된다."

이웃 나라에 피해를 주든 말든 일본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활기를 되찾고, 소비 또한 되살아나는가 싶었는데요.

국내총생산의 200%가 넘는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지난 4월 소비세를 인상하면서 '아베노믹스'는 고비를 맞습니다.

[인터뷰:아베 신조, 일본 총리(지난 3월)]
"소비세 인상에 의한 경제의 악영향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기 위해 될 수 있는 한 신속하게 경기 회복궤도에 돌아오도록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인터뷰:무라타 마사시, 경제전문가]
"아베 정권은 올 하반기에 국가 예산을 늘리려고 할 것이고 결국 일본의 재정 적자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됩니다."

'아베겟돈',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인류 종말, 대재앙을 의미하는 '아마겟돈'을 합성한 말입니다.

소비세 인상으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함께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용어인데요.

일본의 GDP 국내총생산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결국 아베노믹스 약발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내년에 2차로 소비세를 올리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아베 총리는 오늘 밤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10% 인상 연기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또 증세 연기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묻기 위해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이르면 내일이나 모레 중의원을 해산하고 다음 달 14일 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같은 결단은 어제 공개된 3분기 GDP 실적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일본의 3분기 GDP 잠정치는 애초 0.5% 성장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아 2분기보다 0.4% 감소했습니다.

3분기 GDP 실적을 살펴본 뒤 소비세율 인상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던 아베 총리는 결국 인상 연기 쪽으로 방침을 굳혔습니다.

하지만 인상을 연기할 경우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 이 때문에 국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40%에 머물고 있는 정권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그리고 야당이 선거 전열을 정비하지 못한 틈을 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아베 총리의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4년의 시간을 확보하는 만큼 오는 2018년까지인 자민당 총재직을 계속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