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한 이미 핵무기 보유"

미 "북한 이미 핵무기 보유"

2013.09.24. 오전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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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언급은 이란과 북한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미국이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됩니다.

워싱턴에서 왕선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뉴욕으로 출장을 가는 길을 수행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핵 관련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로즈 부보좌관 기자 간담회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 대통령과 전격적으로 회동할 수 있다는 일부 전망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을 북한과 비교했는데,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로즈 부보좌관은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란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습니다.

로즈 부보좌관이 이 말을 한 것은 이란은 북한에 비해 핵무기 개발 수준이 낮은 단계이고 이 경우 외교를 통한 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그렇지만 북한을 이미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한 것이라는 오해를 부를 수 있어서 문제 발언으로 지적됐습니다.

그동안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북한이 핵무기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만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필요한 기술을 모두 보유하지는 못한 것으로 간주해왔습니다.

핵무기 탄두 자체의 안정성, 탄두의 소형화와 경량화, 핵무기 관리 체계 등에서 북한의 역량은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입니다.

설사 북한이 앞으로 모든 기술을 갖춘다고 해도 핵무기 보유국을 미국과 러시아 등 5개국으로 규정한 국제 규범에 따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절차도 찾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로즈 부보좌관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지만 북한의 선전선동 전략에 활용당할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헌법에 핵무기 보유국 조항을 포함하는 등 핵무기 보유국으로 대우해 달라면서 미국과 군축회담 성격의 회담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습니다.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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