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혐의 전면부인 "삼성 뇌물은 모욕, 다스는 형님 것"

이명박 혐의 전면부인 "삼성 뇌물은 모욕, 다스는 형님 것"

2018.05.23. 오후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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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늘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12분 동안 직접 입을 연 모두진술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현장 연결합니다. 김평정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오늘 재판 모두진술에서 서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했죠?

[기자]
이 전 대통령의 말을 세 갈래로 요약하면, 삼성 뇌물 주장은 모욕적이다, 다스는 형님 회사다, 검찰은 무리한 기소를 했다, 이 세 가지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약 12분간 직접 적어온 노트를 보면서 발언을 했는데요.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 정경유착을 없앤 것이 본인인데 이건희 회장 사면을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검찰 수사내용은 모욕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는 형님과 처남이 설립한 회사로 가족 간 분쟁 없이 30년간 운영됐는데 이를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옳은 일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검찰의 기소는 무리한 일이며 사법의 공정성을 재판 과정에서 보여달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이 전 대통령, 혐의를 전면부인했는데 그 속내를 재판 과정을 쭉 취재해온 조용성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조 기자, 요약하면 부정한 돈 받은 일이 없다는 주장을 가장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모두진술 다시 한 번 정리해 볼까요?

[기자]
오늘 재판에 가장 관심이 집중됐던 건 피의자 신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두진술입니다.

A4용지 6장에서 7장 분량의 직접 써온 내용을 검찰 측을 노려보기도 했는데요.

12분 동안 일어서서 읽어내려간 내용의 핵심을 몇 가지 짚어보면 검찰 자신도 공소장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재판 거부도 생각했지만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그럴 수 없었고,검찰 측 증거를 동의하지 않고 진의를 다투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증인으로 불러 다투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고심 끝에 증거를 인정했고, 억울함은 객관적인 자료와 법리로 풀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또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이건희 회장을 사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모욕'이라며 강한 어조로 반박했습니다.

다시 말해 삼성 이건희 회장을 사면한 게 아니라, 동계올림픽 도전을 위해 이건희 IOC 위원을 사면한 것이라며, 덕분에 평창올림픽을 유치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재판을 산업화와 민주화 세대의 분열 프레임 때문인 것으로 칭하며,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하자는 얘기까지 나아갔습니다.

[기자]
62일 만에 대중 앞에 다시 나타났는데 이 전 대통령, 다행히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모습이었어요.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22일 구속 수감돼 검찰 추가 조사를 거부해 왔습니다.

그동안 변호인 접견만 하며 재판 대응 전략을 짜오다 오늘 외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서울 동부구치소에서는 수의를 입고 생활하지만, 미결수이기 때문에 재판 때는 사복을 입을 거로 예상되긴 했는데,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전 대통령 때와 달리 가슴에 구치소 이름과 수인번호가 적힌 배지를 달고 나오지 않았습니다.

또 수갑도 하지 않고 서류봉투만 들고 호송차에서 내려 상당히 이례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변호인 측은 이 전 대통령 측의 건강이 좋지 않다며 불출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외관상으로는 다행히 건강상 특이점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기자]
오늘 재판, 박근혜 전 대통령 때처럼 촬영이 허가됐습니다.

다만 재판에 임박한 오늘 오전에서야 결정이 됐는데 재판부가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서울중앙지법의 정계선 부장판사가 이끄는 형사 합의 27부가 이 전 대통령 재판을 맡고 있습니다.

촬영 허가 결정에는 사안의 중요성과 사회적 의미뿐 아니라, 꼭 따라줘야 하는 건 아니지만 피고인의 의견도 참고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피고인 의견이 지난 월요일 늦게 제출됐는데 그래서 휴일인 어제를 넘어 오늘 오전에야 재판부가 이 전 대통령 측의 의견까지 포함해서 고려한 결정을 알렸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공공의 이익 등 여러 방면을 고려했다"며 촬영을 허가 이유를 밝혔습니다.

[앵커]
이 전 대통령 혐의가 16개나 됩니다.

검찰과 변호인 측이 각 40분 정도를 쓰며 공소사실과 이에 반박하는 내용을 법정에서 발표를 했는데 정리를 해 주시죠.

[기자]
우선 다스를 실소유했는지가 다스 관련 험의의 기본 토대가 됩니다.

검찰은 다스 관계자들이 주요 현안을 이 전 대통령이 보고하게 했다며 증언을 통해 입증할 계획이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또 최측근이었던 김희준 전 대통령부속실 실장의 증언으로 다스 비자금과 관련해 입증하고, 비자금 세탁 방식은 관련자 진술과계좌추적 자료로 입증하겠다고 자신했습니다. 다음으로 대통령의 직위를 이용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혐의와 삼성으로부터 받은 67억 원의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청와대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과 제승완 전 비서관의 진술로 입증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뇌물 공여자 측인 삼성 이학수 전 전략기획실장의 입을 통해서 사실임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해 그 내용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이처럼 이 전 대통령 측에 섰던 이들이 검찰에서 직접 불리한 진술을 쏟아내면서, 왜 이 전 대통령 측이 증인들을 잇따라 부르지 않는 진술증거 인정을 택했는지도 추측이 가능해졌습니다.

검찰 측 발표가 끝난 뒤 10분을 쉰 뒤 변호인 측이 그에 대한 반박을 시작했습니다.

[기자]
재판부는 일정을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1심 선고가 빠르면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요?

[기자]
재판부는 모두 22차례 공판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협의해서 몇 차례 공판을 줄일 수 있었으면 한다는 의견도 내면서,오늘 재판 때 몇 차례 할지 다시 협의를 하자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재판부는 일주일에 두 번을 기본으로 하고, 주 3회도 추후 고려해보자는 입장입니다의 . 이를 토대로 계산해 봤을 때 보수적으로 생각해도 두 달 반 정도면 공판이 모두 끝나게 됩니다.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선고까지 한 달의 기간을 둔다고 해도 10월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내려지는 사법부의 첫 선고가 나온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변수로는 검찰 또는 변호인단이 상황에 따라 증인신청을 대거 했을 때 올해 안에 마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검찰 측 증거를 모두 인정하면서까지 이 전 대통령 측은 증인 신청을 피하는 모양새를 보였고,오는 10월 9일이 1심 최장 구속 기간 마지막 날입니다.

이 시점을 넘어서 재판을 한다고 했을 때 구속 상태로 진행하려면 다른 혐의에 대해 검찰이 다시 영장을 청구하고 재판부가 다시 발부해야 하는 무리가 따르고,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하려면 경호 문제와 계속 구속해서 진행해온 박 전 대통령 때와 다르다는 시각을 피할 수 없어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재판부가 한 주에 여는 공판횟수를 늘리더라도 10월 초까진 결론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가능합니다.

[기자]
오늘이 5월 23일인데 3명의 전직 대통령이 모두 관련이 있는 날이라서 또 세간의 이목을 더 모았죠?

[기자]
정확히 9년 전 오늘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연차 게이트'로 대검찰청의 이인규 당시 중수부장과 우병우 당시 중수과장의 수사를 받던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날입니다.

검찰이 20일 넘게 신병처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던 것인데요, 시간이 흘러 당시 대통령이 법정에 선 날입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도 1년 전 오늘 첫 공판을 받았습니다.

옛 한나라당에서 친이와 친박으로 나뉘어 정치세력을 이끌며 갈등하다가, 대통령직을 차례로 마친 뒤 비슷한 길을 걷는 상황입니다.

[기자]
지금도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새로운 내용 나오는 대로 다시 연결해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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