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간호사에게 돈 줘라" 존슨앤드존슨 '갑질'

단독 "간호사에게 돈 줘라" 존슨앤드존슨 '갑질'

2018.01.05. 오후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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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명 의약품 업체인 한국 존슨앤드존슨 메디칼이 판매 대리점에 금품 제공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대리점들은 회사 측의 요구로 대학병원 간호사들에게 실내화를 사주거나 심지어 법인카드를 빌려주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는데,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습니다.

박서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5년 8월 한국 존슨앤드존슨 메디칼이 거래처 간호사들의 실내화를 사주라며 판매 대리점에 보낸 이메일입니다.

매년 가맹계약을 맺어야 하는 대리점은 영문도 모른 채 실내화 백여만 원어치를 직접 구매해서 전달했습니다.

[대리점 관계자 : 이거 해야 하나, 하라니까 해야지 뭐 이런…. 색깔이나 디자인 맘에 안 든대서 거기서 말하는 대로 사려고 좀 더 비싼 백화점을 여기저기 들려서…]

이뿐만이 아닙니다.

회사 측은 해외 학술대회에 참석하는 대학병원 간호사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라며, 대리점 법인카드를 받아가기도 했습니다.

[대리점 관계자 : 자기네들이 (법인카드가) 필요할 때마다 얘기하면 줬었고, 간호학회 참가할 때 선생님들이 쓰는 경비라던가, 티켓 비용, 호텔비, 음식점….]

실제 일주일 가까이 빌려 간 법인카드는 대부분 해외 호텔과 식당에서 사용됐는데, 사용기록을 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700여만 원이 미국에서 열린 간호사 학술대회와 시기 장소가 일치합니다.

[모 간호학회 관계자 : 숙박이나 그런 걸 해주는 건 사실 맞지는 않는 것 같은데…. 통장이 또 있는 것 같아요. (그건 누가 관리하시나요?) 임원 선생님이….]

심지어 간호사들의 단체 회식비 수십만 원을 대신 내주는가 하면, 대학병원 수간호사 2명에게는 회사 측의 요구로 직접 계좌로 수백만 원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대리점 측은 병원에 납품하는 소독약 제품 결정에 간호사들의 입김이 작용하도록, 회사가 자신들을 로비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회사 담당자가 금품을 제공하는 금액만큼 다른 비용을 부풀려 청구하면, 일부를 돌려주겠다는 은밀한 제안을 건넸다고도 말합니다.

[존슨앤드존슨 / 제보자 녹취내용 : 2분기 때 수리 가셨던 거 내역 주시면 거기다가 얹어서….]

간호사들이 소속된 대학병원들은 확인된 사실이 없다며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입을 닫았습니다.

대리점이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간호사들 역시 서비스 차원에서 받았다거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거래처 간호사 : 쓰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서 얘기한 거고 서비스 차원에서 이렇게 해드리겠다고 나오는 거죠.]

취재가 시작되자 존슨앤드존슨은 대리점 측이 금품 제공을 강요했다고 주장한 해당 직원들을 상대로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하고, 최근 고발인을 불러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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