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 처녀가 마릴린 먼로?...뜬금 없는 동상 설치

소양강 처녀가 마릴린 먼로?...뜬금 없는 동상 설치

2018.01.02. 오후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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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순정을 지니고 님이 그리워 애만 태운다는 소양강 처녀.

소양강, 하면 떠오르는 이 소양강 처녀가 다름 아닌 미국의 전설적인 여배우 '마를린 먼로'라고 한다면, 쉽게 납득이 가시는지요?

이게 무슨 얘기인가, 하실 텐데, 사진 한 장 보시죠.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강원 인제군 소양 강가에 세운 마릴린 먼로 동상입니다.

소양강 인제지구 하천환경정비 사업의 일환인데 영화 7년 만의 외출에서 하얀 원피스를 입고 바람에 펄럭이는 치마를 붙잡고 있는 영화사의 그 명장면을 형상화했습니다.

동상 제작에 5500만 원이 들었는데, 인적이 드문 하천 변에 덩그러니 설치돼 있다보니 다소 을씨년스러운 느낌마저 드는데요.

왜 소양강 변에 뜬금없이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마릴린 먼로 동상을 세운 걸까?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6·25가 끝난 지 이듬해인 지난 1954년 마릴린 먼로가 인제에 있는 미군 부대를 찾아 한 차례 위문 공연을 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적극 홍보해 지역 관광에 보탬이 되도록 동상을 세웠다는 건데…

미군 기지에 미군을 만나러 온 먼로를 굳이 동상까지 세워가며 기념해야 하는 것인지, 누리꾼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소양강 처녀가 마릴린 먼로였다니?"

"소양강에 먼로라니 생뚱맞다."

"지역 관광에 도움되는 것은 외국 배우 동상이 아니라, 지역 특색이 담겨있는 행사나 인물이 아닐까요?"

"그 돈으로 위안부 소녀상을 하나 더 세우자." 라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동상은 마릴린 먼로의 인제 방문을 스토리텔링하는 차원이었다며, 동상 건립이 지역 관광 콘텐츠 발굴에 기여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글쎄요, 일단 국민이 잘 몰랐던 인제 역사의 한 장면을 새삼 알게 된 것 같긴 한데, 수천만 원을 들여 소양강에 동상을 세울 만큼 마를린 먼로가 소양강의 대표 인물인지 의문이 남는 건 부정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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