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참사 이후 '죄인' 시선에 고개 못드는 제천 소방관

화재 참사 이후 '죄인' 시선에 고개 못드는 제천 소방관

2017.12.28. 오후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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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참사 이후 '죄인' 시선에 고개 못드는 제천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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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참사 이후 제천 소방관들의 괴로운 심정이 담긴 통화 내용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5일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 산하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페이스북 페이지는 제천 소방관과 나눈 통화 내용을 게재했다.

이 제천 소방관 A 씨는 "좁은 지역이라 사망한 분들이 대부분 아는 분들이다. 내가 아는 친척도 사망했다"며 "현장에 투입돼 밥 한 끼도 제대로 못 먹고 추위에 지쳐 떨고 있을 동료들을 위해 분식집에 들러 먹을 것을 사려는데, 소방관들이 (제천 화재 당시) 대처를 잘하지 못해 죽일 사람들로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됐다. 분식집에서 고개를 숙이고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4만5천 명의 소방관들이 제천 소방관들과 같은 처지이며 입장일 것이다"며 "건축물의 고층화로 화재와 재난 재해는 일어날 수밖에 없고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계속되는 이러한 일들로 소방관들이 소심해지고 위축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소방관 인원을 충원하고 국가직으로 전환해야 하며 건축법을 개정하고 소방산업을 육성하고 국민들은 소방관들에게 응원과 관심을 주어 그들을 위로하면 (소방관들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은 "소방관은 슈퍼맨도 어벤저스도 아니다. 그저 최대한의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는데 한 몸 바쳐 최선을 다하는, 투자 대비 1인 3~5역을 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성비가 제일 좋은 소방관일 뿐이다"고 대한민국 소방관의 안타까운 현실을 강조했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사진 출처 =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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