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 책임 첫 인정

故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 책임 첫 인정

2017.10.12. 오후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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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국가의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앞서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겨눴던 살수차 요원들이 본인들의 책임을 인정하려 한 것을 경찰 수뇌부가 막았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나온 조치입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찰이 현재 진행 중인 故 백남기 농민 민사 소송에 대해 이른바 국가 '청구인낙'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청구인낙은 원고가 청구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의 법률 용어로, 경찰은 이번 청구인낙이 국가 책임을 인정하는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백남기 농민 사망과 관련해 경찰이 국가의 책임을 사실상 처음으로 인정하는 겁니다.

그동안 이철성 경찰청장이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경찰의 책임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결과를 보자"며 말을 아껴왔습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경찰청장이 유족을 직접 만나 사과하고 요구 사항을 듣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조사와 민·형사 재판에 적극 협조하고 관련자를 엄정하게 조치하는 동시에, 공권력으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공개 사과하고 피해 회복을 지원하는 등 관련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겨눴던 살수차 요원들이 재판에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려 한 것을 수뇌부가 막았다는 의혹 때문입니다.

의혹이 불거지자 외부 민간인 전문가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의 질타가 이어졌고, 결국, 적절한 조치가 미흡했다는 경찰청장의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故 백남기 농민 유족 측은 아직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지는 못했다며, 실제로 조치가 이뤄지면 그때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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