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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비함 타고 독도 탐방...해경은 바닥서 쪽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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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7-08-22 13:25
앵커

한 봉사단체가 주관한 캠프 참가자들이 여객선이 아닌, 해경 경비함을 타고 1박 2일 일정으로 독도를 다녀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참가자들이 침실을 차지하는 바람에 해경 승조원들은 대부분 경비함 바닥에서 쪽잠을 자야 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송세혁기자!

캠프 참가자들이 해경 경비함을 타고 독도를 다녀온 건 언제인가요?

기자

'국민안전 공감 캠프' 참가자 80여 명은 지난 19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독도를 다녀왔습니다.

이들이 타고 간 경비함은 8일간 독도 해역 경비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 17일부터 대기 중이던
3천 톤급 3007함인데요.

고된 독도 해역 경비를 마치고 입항하면 승조원들은 보통 일주일 동안 대기하면서 휴식을 취합니다.

하지만 이번 캠프 때문에 3007함 승조원 40여 명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입항한 지 이틀 만에 또다시 항해에 나서야 했습니다.

앵커

휴일에 쉬지 못한 것도 모자라 캠프 참가자들에게 침실을 내줘서 승조원들은 바닥에서 쪽잠을 잤다면서요?

기자

상부 지시에 따라 함장을 제외한 승조원들은 자신의 침실을 캠프 참가자들에게 내주었습니다.

대신 승조원들은 체육실과 기관제어실 등 바닥에서 돗자리나 매트리스를 깔고 쪽잠을 자야 했습니다.

해경 지휘부는 승조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고는 하지만, 상명하복식 계급 조직에서 과연 그 지시를 거부할 수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실제로 해경 대원들은 대부분 상당한 불편을 겪었지만, 내색도 못 한 채 속으로 끙끙 앓고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취재진이 이런 상황에 대한 입장을 묻자 캠프 조직위원장은 해경 대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고, 해경 지휘부는 손님을 배려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신완철 / 국민안전 공감캠프 조직위원장 : 제가 해경을 참 좋아하고 있는데도 그건 너무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용진 / 동해해양경찰서장 : 손님을 바닥에 재우는 것은 우리 문화는 아닌 것 같고요. 그리고 대원들 같은 경우에 미리 양해를 구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경비함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는 국회의원을 위해 경비정도 따로 지원했다면서요?

기자

양승조, 윤상현 등 두 국회의원은 이번 캠프에서 공동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윤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양 의원은 동해해경 전용부두에서 60톤급 경비정을 타고 1시간 거리를 이동해 귀항 중인 경비함에 탔습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배 위에서 이뤄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경비정을 따로 지원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직접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양승조 / 국회의원(국민안전 공감 캠프 공동대회장) : 선상에서 인사말도 있을 뿐만 아니라 그분들에게 감사패도 주는 행사가 있어요. 행사를 선상에서 치르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앵커

그렇다면 캠프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취재진이 입수한 행사 세부일정입니다.

심폐소생술 교육과 함상 음악회, 독도 입도, 기념촬영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캠프 참가자 40여 명은 별도의 승인 절차가 필요한 독도 정상까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캠프는 독도를 수호하는 해양경찰의 노고를 위로하고 독도 영토 수호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했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일정표를 보면 굳이 일반 여객선 대신 경비함을 꼭 타고 가야만 하는 행사인지는 의문입니다.

3천 톤급 경비함으로 독도를 왕복하면 기름값만 수천만 원이 드는데요.

이는 국민 혈세로 채워야 합니다.

또 참가자들에게 밥을 제공하기 위해서 다른 경비함의 조리장까지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경비함이 이런 행사에 동원돼도 문제는 없는 겁니까?

기자

해경은 함정 운영관리 규칙에 따라 민간단체를 지원할 수 있고 공식적으로 협조 요청을 받아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비 수요나 치안 상황 등에 따라 지원 여부를 판단한다면서도 명확한 결정 기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 공동대회장을 맡은 국회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해경과 국회의원 양측 모두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다만 보도자료 등을 내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행사를 진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단체들의
지원 요청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경은 해명했습니다.

앵커

문제는 이런 행사 지원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면서요?

기자

캠프를 주관한 들무새봉사단이 경비함을 이용해 독도를 탐방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입니다.

지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는 주요 부처 국장급 공무원 15명이 해경 경비함을 타고 경남 통영 소매물도를 찾아 등대 관사에서 술자리를 가져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해경은 창설 초창기부터 홍보 차원에서 여러 단체를 초청해 경비함 체험 등의 기회를 제공해 왔습니다.

하지만 임무 수행에 큰 불편을 주는 이런 관행들에 대해 해경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입니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행사라 하더라도 해양 치안을 담당하는 해경 대원들을 더 고달프게 하는 것이라면 모두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송세혁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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