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공해방지법 곳곳 구멍...피해자 두 번 울린다

빛공해방지법 곳곳 구멍...피해자 두 번 울린다

2017.07.14. 오전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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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는 G20 국가 가운데 2위로 집계될 만큼 빛공해가 심각해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빛공해 방지법까지 만들어졌지만 너무 허술해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고 유예 기간까지 너무 길어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프로야구 기아 구단의 홈 구장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홈 경기가 열릴 때면 관중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지만 그들의 축제가 불편하기만 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박한표 / 빛공해 피해 아파트 대책위원장 : 3월에 시범경기가 시작되면 우리 주민들은 트라우마가 생겨요.]

야구장 바로 옆에 있는 이 아파트 주민들은 대부분 사정이 마찬가지.

야구장에서 켜놓은 조명 불빛 때문에 밤마다 온 가족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피해는 야구 시즌이 이어지는 7개월 동안 주말과 평일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희철 / 빛공해 피해 아파트 주민 : 저는 야구리그가 끝나면 너무 좋아요. 야구 시즌이 끝나면 제 집 같아요.]

급기야 아파트 주민들이 기아 구단과 광주시에 항의도 하고,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개선이 언제 이뤄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광주시가 빛공해방지법에 따라 빛 밝기를 규제할 수 있는 조명환경관리구역으로 야구장을 지정했지만 2021년까지 유예 기간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한표 / 빛공해 피해 아파트 대책위원장 : 원만하게 해결이 안 되면 행정소송을 해서라도 야간경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계획에 있습니다.]

이처럼 빛공해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민원은 전국적으로 지난 2013년 3,200여 건에서 지난해에는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한 광주시나 서울시는 그나마 양호한 편.

다른 지자체들은 법이 시행된 지 4년 넘게 구역조차 지정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습니다

법에 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고 정해놓았을 뿐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기 때문입니다.

[서흥원 /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 과장 : 현재 법에 있는 방지 계획 수립이라든가 조명관리구역 지정 이런 걸 통해서 민원을 먼저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혹시 기한 같은 게 정해져 있는 겁니까?) 딱히 기한을 정해놓은 부분은 규정되어 있진 않습니다.]

정작 구역을 지정한다고 해도 법 자체에 구멍이 많습니다.

밝기 허용 기준을 너무 높게 잡았고 10㎡보다 작은 광고 조명이나 교회 십자가, 건물 내부의 조명 등은 아예 단속 대상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태 / 한국환경조명학회장, 경희대 건축공학과 교수 : (우리 법의) 조도 기준은 선진국에 비해서 한 두 배 정도 허용량을 늘려놨고요. 광고조명이나 장식조명도 굉장히 관대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밤 국민신문고에서는 빛공해 때문에 벌어지는 여러 피해와 유명무실한 빛공해방지법 등을 집중 조명합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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