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잔치 비용 내" vs "못 내" 이장과 귀농인의 주먹다짐

"경로잔치 비용 내" vs "못 내" 이장과 귀농인의 주먹다짐

2017.06.23. 오후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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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도시 생활에 지쳐 공기 좋고 한적한 시골로 귀농을 꿈꾸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이상과 현실은 다른 법입니다.

먼저 YTN이 입수한 화면부터 보시죠.

지난 4월 말 전남의 한 마을입니다.

두 남자가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감정이 점점 격해지는 모양입니다.

윗옷까지 벗어 던진 남성, 상대를 향해 발길질까지 하고요.

손으로 목을 졸라 밀치기도 하고, 상대방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기도 합니다.

귀농한 주민이 마을 이장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입니다.

이들은 무엇 때문에 주먹다짐을 벌인 걸까요.

문제는 잔치 비용이었습니다.

어버이 날에 치를 경로잔치 비용을 두고 "돈 내라", "못 낸다", 말다툼이 주먹다짐으로까지 번진 겁니다.

양측의 입장은 엇갈립니다.

먼저 피해자 주장입니다.

"이장이 외지에서 귀농한 사람들에게만 돈을 걷어 어버이날 잔치를 치르려고 했다"는 겁니다.

"좋은 취지면 기존 주민도 함께 걷지, 왜 객지 사람들에게만 부담을 주느냐 항의했지만, 이장이 거부했다"고 합니다.

말다툼이 주먹다짐으로 이어져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장의 주장은 다릅니다.

피해자를 밀었을 뿐, 때리지는 않았다는 주장인데, 화면 상으로는 폭행의 정황이 드러나기는 합니다.

잔치 비용에 대한 주장도 다릅니다.

이장은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를 유도한 것이지, 강요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갈등은 비단 마을 행사에서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농촌을 떠도는 이른바 '카더라 통신'에는요.

귀농인이 마을 보조비를 타면 시기를 한다, 농사하는 방법을 두고도, 유기농이냐, 농약 사용이냐를 두고도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장이 귀농인 면접도 본다더라' 는 설도 있습니다. 통계를 좀 볼까요.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 자료를 보면, 생활 방식에 대한 이해가 충돌한 경우가 많았고요.

귀농인에 대한 선입견과 텃세로 마찰이 빚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또, 기존 주민과의 갈등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싶어하는 귀농인들도 꽤 많았습니다.

물론, 이 같은 폭행 사건은 극히 일부분이겠죠.

서로 사이 좋게 지내는 이웃도 많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귀농, 귀촌 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서로에 대해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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