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려달라"던 美 대학생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제발 살려달라"던 美 대학생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2017.06.16. 오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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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장했던 미국 대학생이 코에 호스를 낀 채 의식 없이 1년 5개월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바로 북한에 억류돼 있던 오토 웜비어입니다.

'금단의 땅'을 밟는다는 이색적인 경험으로 설렜을 이 22살 대학생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해 1월 당시 숙소였던 평양 양각도 호텔 CCTV에 찍힌 모습 보시죠.

벽에 붙어있는 무언가를 떼고 있는데, 바로 북한 정치 선전물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출국 과정에서 체포돼 범죄를 시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도 받았습니다. 들어보시죠.

[오토 웜비어 / 석방된 美 대학생(지난해) : 저는 (양각도 국제호텔의 종업원 구역에서) 중요한 정치적 구호를 떼버리는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진심으로 북한 정부와 여러분들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제 인생을 구해주세요. 제 가족을 생각해 주세요. 저는 장남입니다.]

"살려달라"는 젊은이의 절규에도, 북한은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고, 국제사회는 '인질 외교'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당시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해 유엔과 주변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웜비어에 대해 북한은 원인이 보툴리누스 중독증, 식중독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의료진은 보툴리누스 중독증 증거는 없다며, 웜비어가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라고 진단했는데요.

미국 언론은 고문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반복적 구타 정보를 정보당국이 입수했다는 겁니다.

또 북한이 준 뇌 MRI의 날짜가 지난해 4월이라며, 웜비어가 1년 넘게 혼수상태로 방치됐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아버지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아들의 재킷을 입고 언론 앞에 섰습니다.

한때, 북미 간에 대화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 기대도 있었죠.

하지만 웜비어의 충격적인 귀화 모습으로, 북미 관계는 짙은 안개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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