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강릉 산불 현장의 숨은 영웅들 '의용소방대'... 장비는 열악해요"

[신율의출발새아침] "강릉 산불 현장의 숨은 영웅들 '의용소방대'... 장비는 열악해요"

2017.05.12. 오전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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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강릉 산불 현장의 숨은 영웅들 '의용소방대'... 장비는 열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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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5월 12일 (금요일) 
□ 출연자 : 전성우 왕산남성의용소방대장

- 의용소방대, 65세 미만으로 소방 보조역할 자원
- 강릉 대형산불, 약 600명 정도의 의용소방대원 투입
- 강릉 산불, 4~5월에 나물채취부들이 담배를 피우다 화재내는 경우 많아
- 이번 강릉 대형산불, 사람이 서 있기도 힘든 강풍때문에 불길 쉽게 잡히지 않아
- 이재민 사연 안타까워... 40년간 살던 집도 전소돼
- 의용소방대원, 임명장 받음과 동시에 보험 가입돼
- 소방관, 장비 문제는 많이 열악해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지난 6일부터 나흘 동안이나 강원도 삼척과 강릉을 집어삼켰던 대형 산불, 여러분 다 아실 텐데요. 나흘 동안 무려 축구장 460개에 달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산림청 소속 헬기가 비상착륙하면서 정비사 한 분이 돌아가신 아주 불행한 사고도 있었죠. 그런데 이 참혹했던 강릉 산불 화재 현장을 지켰던 숨은 영웅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강릉 의용소방대’ 대원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무려 20년 동안이나 강릉 왕산면에서 의용소방대 활동을 해 오신 왕산 남성 의용소방대의 전성우 대장과 함께 이번 산불 화재와 관련한 여러 가지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대장님, 안녕하십니까.

◆ 전성우 왕산남성의용소방대장(이하 전성우): 네, 안녕하십니까.

◇ 신율: 안녕하십니까. 아이고,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이번에 강릉 산불 화재 수습하시는데요. 그렇죠? 어떻게 다친 데는 없으세요? 이것 수습하시다가요.

◆ 전성우: 다행히 저희 대원들과 저는 다친 데는 없습니다.

◇ 신율: 아, 그러시군요. 의용소방대, 이걸 좀 설명해주시죠.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한테요.

◆ 전성우: 의용소방대는 일단 소방관이 아니고요. 민간인으로서 65세 미만으로 소속된 소방 보조역할을 하는데, 자원해서 의용소방대에 입대했습니다. 그리고 홍수, 폭설, 화재 같은 재난 사고가 났을 때는 소방본부로부터 소집되거나 개인적으로 재난 사고를 알았을 때 현장에 투입됩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민간 보조단체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제가 강릉시 왕산면에 살고 있는데, 강릉시 관내 어디든 재난 현장이 생기면 다 가고 있습니다. 일단 의무적으로 소집되는 것이고요. 면 단위, 시 단위로 나눠져 있습니다.

◇ 신율: 지금 총 몇 분이 계세요?

◆ 전성우: 강릉소방서 의용소방대는 총 23개대, 628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 신율: 몇 명이요? 다시 한 번만요.

◆ 전성우: 628명이요.

◇ 신율: 628명이요? 어우, 굉장히 많으시네요.

◆ 전성우: 네, 그리고 이번 산불에 투입된 인원은 약 600명 정도 화재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 신율: 그런데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장비 같은 것을 다 갖추고 계십니까?

◆ 전성우: 네, 저희들은 소방차를 갖고 있습니다.

◇ 신율: 소방차를 갖고 계시고, 이 방화복이라고 그러죠. 그런 것도 다 갖고 계시고요.

◆ 전성우: 네, 방화복. 방화 장화, 그리고 마스크, 모든 것을 다 저희들이 지급받아서, 이번 같은 경우는 마스크 같은 게 없으면 현장에 들어가질 못합니다.

◇ 신율: 그러시구나. 그러면 어떻게, 이번 강릉 산불 그 이전에도 산불을 진압해보신 경험이 있죠?

◆ 전성우: 아, 많죠. 저희들이 1년에 많이 하면 한 15회, 뭐 10회, 대중이 없습니다. 강릉시에 나는 산불이 저희들이 다 투입되니까요.

◇ 신율: 그러니까 그렇게 산불이 자주 났군요.

◆ 전성우: 자주 났다기보단 강릉시가, 또 특히 저희들 왕산면 같은 데는 산으로 이뤄져 있는 면이거든요. 강릉시 1/4을 저희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특히 4~5월에 나물 채취부들이 와서 담배를 피우다가 항상 화재를 일으키죠.

◇ 신율: 그래서 이제 화재가 나는 경우가 있군요. 그런데 이게 불길이 쉽게, 강릉 산불은 안 잡혔던 모양이더라고요. 그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 전성우: 그건 이유라기보다는 그날, 강릉하고 양양 사이에는 양간지풍이라고 해서 봄에는 바람이 굉장히 유명합니다. 특히 그 날은 초속 한 25m로 강풍이 불어서 사람이 서 있기도 힘들고, 바람이 너무 불다 보니까 연기가 먼저 덮치는 바람에, 연기 때문에 현장에 가도 앞이 잘 안 보였습니다. 모든 장비를 갖추고 또 마스크를 써도 불길 때문에, 연기 때문에, 그리고 또 이게 한 군데에서 불이 붙는 게 아니라, 바람이, 강풍이 심하다 보니까 여기서 붙었다가, 바람이 불면 한 몇백 미터 날라가고 이러는 바람에 이번에 좀 힘들었습니다.

◇ 신율: 그래서 이게 재발화가 된 이유도 바로 거기 있겠네요.

◆ 전성우: 네네. 그리고 저희들 같은 경우는 소방차에 호스가 한 500m 정도 되는데, 끌고 산으로 올라가다 보면, 진압하면서 올라가면 뒤에서 다시 불이 붙어서 올라오는 경우도 있고 이렇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이번에 민가 쪽 진화 작업을 하신 거죠?

◆ 전성우: 네, 민가도 하고 산도 하고, 많이 했습니다.

◇ 신율: 이번에 이재민들도 많이 나오셨을 것 같은데요. 그렇죠?

◆ 전성우: 네, 많이 나왔습니다.

◇ 신율: 좀 안타까우실 것 같아요. 그런 거 이렇게 보시면.

◆ 전성우: 안타깝죠.

◇ 신율: 지금 기억에 남는 경우가 있으세요, 이번에?

◆ 전성우: 이번 같은 경우는 관음리 쪽의 화재 현장에 가니까, 이 모 주민이라고 거기서 평생을 부부가 사셨는데, 가재도구나 뭐 하나도 건지지 못하고, 남편하고 한 40년 살던 집이, 거기에서 노후를 보내려고 했는데, 이제 집이 완전히 전소가 되니까 아주머니가 참 허탈해하시더라고요. 그런 걸 보니까 저희들도 마음이 안 좋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또 위촌리에 저희들이 산불을 끄러 갔는데, 거기는 여성 이장님이 계세요. 여성 이장님이 계시는데, 자기 집이 타도, 타는데 끌 수가 없으니까 마을 옆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집이 타도 마을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마을회관으로 대피시키시고 이랬더라고요. 그래서 그 날 저희들이 거기 가서 산불 진화 대원들이 가니까, 그 와중에도 음료수라든가 물이라든가 커피라든가, 대접을 참 잘해주셔서, 역시 이장님이 다르시구나, 그래서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 신율: 이거 산불이나 화재를 진압하시다가 실제로 다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 전성우: 그렇죠. 다치는 분들이 더러 나오죠. 안 나오진 않죠.

◇ 신율: 그러면 그분들에 대한 어떤 치료나 보상 같은 것은 원활하게 잘 되고 있습니까?

◆ 전성우: 저희들은 의용소방대, 저희들이 입대를 딱 하게 되면 소방관은 의용소방관으로 서장님인데, 임명장을 받음과 동시에 그 보험에 들어줍니다.

◇ 신율: 그래서 이제 만일 그런 일이 발생하면 안되지만, 혹시 다치시거나 이러면 보험에서 그렇게 다 처리를 하실 수가 있군요.

◆ 전성우: 그렇죠.

◇ 신율: 소방관 분들 고생 많이 하신다, 장비 부족하다, 장비 좀 열악하실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 전성우: 많이 열악하죠.

◇ 신율: 많이 열악하시죠. 이런 부분들도 저희가 계속 관심을 가지면서 앞으로 좀 고쳐나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전성우: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왕산 남성의용소방대의 전성우 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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