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생리컵 위한 펀딩, 투자자 1,500명 넘기며 화제

국내 최초 생리컵 위한 펀딩, 투자자 1,500명 넘기며 화제

2017.04.25. 오후 6:2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국내 최초 생리컵 위한 펀딩, 투자자 1,500명 넘기며 화제
AD

"생리컵 공동구매하실 분 찾습니다" "정말 신세계를 경험했어요!" 문자 그대로 생리컵 ‘열풍’이다.작년부터 불어온 생리컵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점차 퍼지고 있다. 생리컵은 체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는 월경 용품.

체내형 생리대인 탐폰과 생리대만 사용하던 국내 여성들 사이에서 생리컵의 인기는 대단하다. 이들은 무엇보다 ‘편안함’을 생리컵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는다. ‘생리 기간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편안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생리컵 사용 이후 생리통이 눈에 띄게 완화됐다는 후기도 쉽게 볼 수 있다. 최대 10년까지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절감과 함께 환경보호 측면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생리컵의 이점.

국내 최초 생리컵 위한 펀딩, 투자자 1,500명 넘기며 화제

(▲ 다양한 종류의 생리컵 제품들이 출시된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생리컵은 판매가 금지되어있다)

여성들은 삽입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만 극복한다면 생리대보다 여러모로 유용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1930년대부터 생리컵을 사용해온 유럽, 미국, 호주 등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안정성을 이유로 판매가 금지됐다.

지난 2월에는 400명이 넘는 여성들이 해외에서 생리컵을 공동 구매했지만, 결국 국내 땅을 밟지 못했다. 대량구매로 인해 ‘수입 물품 판매’로 간주한 것이 반송의 이유였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이유였다.

당시 생리컵들의 ‘입국 불가’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기도 했다. 생리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구매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정책이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국내 최초 생리컵 위한 펀딩, 투자자 1,500명 넘기며 화제

(▲ 최근 1년 사이 국내 여성들 사이에서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생리컵)

식약처가 실태 파악에 나섰지만, 속도는 더디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임상시험과 독성실험 등 복잡한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

이러한 상황에서 생리컵 도입에 속도를 내는 프로젝트가 등장했다. 국내 최초로 생리컵의 식약처 허가를 위해 한 업체가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한 것. 이들은 디자인과 제작부터 식약처의 허가까지 국내 생리컵 도입 전 과정에 필요한 모금을 시작했다.

국내 최초 생리컵 위한 펀딩, 투자자 1,500명 넘기며 화제

(▲ 모금은 현재(25일) 목표 금액 5천만 원의 65%인 3천 2백만 원을 달성했다)

2018년 6월 생리컵 출시를 목표로 기획된 '블랭크컵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이지앤모어의 안지혜 대표는 YTN PLUS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의 건강한 월경생활을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지만, 임상시험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많은 사람이 크라우드 펀딩에 성원을 보내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모금은 시작 20일 만인 현재(25일) 목표 금액 5천만 원의 65%인 3천 2백만 원을 달성했다. 현재까지 이번 프로젝트에 후원한 이들은 총 1,532명. 오는 2018년 1월, 예정대로 식약처 허가가 이루어진다면 같은 재료를 사용하는 다른 업체들은 복잡한 임상실험 없이도 생리컵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

안 대표는 "예상보다 진행 속도가 빠르다"며 예정대로 생리컵을 출시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람들의 성원과 반응 역시 뜨겁다. "남자지만, 남자라서 응원합니다"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응원한다" "의미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며 국내 최초의 생리컵 임상시험에 대한 응원의 소리를 내고 있다.

YTN PLUS 김성현 모바일PD
(jamkim@ytnplus.co.kr)
[사진 출처 = easeandmore]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