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흔드는 괴담, 괴담에 흔들리는 정국

헌재 흔드는 괴담, 괴담에 흔들리는 정국

2017.02.10. 오후 2:3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헌법 재판관 2명이 탄핵심판 기각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탄핵 기각설.

'재판관 3명이 대통령 파면을 주도하고 있다'는 파면주도설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루머에는 재판관의 실명과 사진까지 실려 혼란을 가중시킵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 보면 합리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루머일 뿐입니다.

재판관들은 최후변론 등 심리 절차를 모두 마친 뒤 평의가 열려야 비로소 각자 최종 판단을 밝힐 수 있습니다.

평의가 열리기 전까지는 재판관들이 서로의 의견을 알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정치권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아전인수식 정치 공세로 국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은 '헌재가 심리 진행에 신중해야 한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습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손범규 변호사는 새누리당은 탄핵 기각을 위한 TF를 만들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대표는 헌재가 3월 13일 이전에 탄핵 결정을 내리라고 압박했습니다.

상황을 알 수 없게 됐다며 촛불 집회 참석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법조계도 갈라졌습니다.

원로 법조인들은 어제 자 조선일보에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탄핵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는 광고를 냈습니다.

[이중환 / 박 대통령 대리인단 변호사 :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후배들이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언급한 것이 원로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도 쏟아졌습니다.]

헌재는 탄핵심판을 둘러싼 억측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이정미 권한대행은 어제 변론에서 '양측은 심판정 안팎에서 재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루머에 흔들리는 민심, 루머에 흔들리는 정국, 2017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