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 체제' 변론...국회·대통령 측 날 선 공방

'8인 체제' 변론...국회·대통령 측 날 선 공방

2017.02.01. 오후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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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인 재판관 체제'가 된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열 번째 공개 변론을 열고 김규현 청와대 수석에 이어 유민봉 전 청와대 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을 끝냈습니다.

이정미 권한 대행 체제로 열린 첫 탄핵심판 재판에선 국회 측과 대통령 측이 선고 시점 문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최두희 기자!

우선, 오전 변론에선 대통령 측과 국회 측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군요?

[기자]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이중환 변호사는 헌법재판관 임기를 이유로 심판 선고 기일을 미리 정하면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포문을 열었습니다.

특히, 후임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짧은 심리를 통해서 국가 최고지도자에 대한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증인 채택 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는데요.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을 채택하지 않을 경우 이른바 '조서재판'을 할 우려가 있다면서 헌재가 국회 측에는 예리한 일본도를 주고, 대통령 측에게는 둔한 부엌칼을 주면서 공정한 진검승부를 하라는 것과 같다고까지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발단은 최순실 씨와 고영태 씨의 불륜이라고 거듭 주장하며 최순실 씨 등 증인 15명을 또다시 무더기로 신청했습니다.

그러자, 국회 측의 반박도 이어졌습니다.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고 권한대행 체제가 된 지 두 달로 심각한 국정 공백이자 헌정 위기라면서 탄핵심판을 늦춰 국정 공백 장기화를 내버려 둬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대통령 측이 노골적인 심판 지연책으로 공정성 시비를 하는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앵커]
전직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인 유민봉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증인신문은 1시간 만에 끝났군요?

[기자]
유 의원에 대한 증인신문은 한 시간쯤 전에 끝났습니다.

모철민 전 청와대 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이 조금 전인 오후 4시부터 시작됐는데요.

먼저, 유 의원에겐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관련된 질문이 집중됐습니다.

유 의원은 청와대에 재직하면서 최순실 씨의 개입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언론 보도로 알게 됐다고 증언했습니다.

대통령 연설문 초안을 대폭 수정하는 것도 구조상 불가능하다며 최 씨의 개입을 부인했고, 국무회의 안건에도 외부인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끝난 김규현 청와대 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에선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이후에도 관저에 머문 이유를 두고 재판관들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김이수 재판관은 김 수석에게 대통령이 적어도 위기관리센터에 나와서 국가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수석은 초기에는 대통령이 나와서 진두지휘해야 할 것이라는 상황 인식이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 수석은 또, 선진국에서 대형 재난 사건에서 대통령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다면서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대통령에게 물어서는 안 된다고도 밝혔습니다.

[앵커]
헌재는 오늘 변론에 앞서 어제 퇴임한 박한철 헌재 소장을 대신할 권한대행으로 이정미 재판관을 뽑았죠?

[기자]
헌재는 오늘 변론에 앞서 전원 재판관 회의를 열고 권한대행으로 이정미 재판관을 선출했습니다.

이 재판관은 오늘 열리고 있는 탄핵심판 사건 10차 변론을 재판장으로는 처음으로 주재하면서 심판 과정에서 공정성과 엄격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헌재 소장 공석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재판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국회와 대통령 양측이 심판 진행 동안에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만한 언행을 자제해달라고도 당부했습니다.

이정미 재판관은 임명일 기준으로, 재판관 8명 가운데 선임 재판관이자 임시 소장 권한대행이었습니다.

앞서 지난 2013년 이강국 헌재소장 퇴임 뒤에 이어진 소장 공백 상황 때도 권한대행이었던 이 재판관은 이번에 두 번째로 권한대행을 맡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헌법재판소에서 YTN 최두희[dh022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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