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장관 마지막 사전 검증, 인사청문회도 문제

총리·장관 마지막 사전 검증, 인사청문회도 문제

2016.12.02. 오후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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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 정부 4년 동안 고위공직자 인사를 돌아보면 무려 8명의 총리나 장관이 후보자 상태에서 사퇴했습니다.

사전 검증시스템에 분명 문제가 있다는 건데요.

황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진선미 의원 : 분할될 거다. 라고 고지 받았냐고 그랬더니 아니라면서요, 모른다면서요?]

[진선미 의원 : 후보자님, 왜 이렇게 후진 거짓말을 하세요. 거짓말 3탄입니다.]

[배재정 의원 : 아니 후보자님 제 말귀를 전혀 못 알아들으십니까?]

[전병헌 의원 : 위장하기 위해서 고추 심은 거죠?]

[염동열 의원 : 주위에 이물질을 찾아봐도 저는 찾을 수가 없었어요. 한국사회가 필요로 하는 총리다 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이장우 의원 : 제가 평소 정치하면서 닮고 싶은 정치지도자 하면 이완구 후보자였습니다.]

[강은희 의원 : 거의 밤늦게까지 제자들하고 학문연구를 통해서 시간을 많이 하셨다는]

[박창식 의원 : 그런 정책을 과감히 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자신이 물론 있으시겠죠?]

낯설지 않은 우리 인사청문회의 풍경이죠.

인사청문회.

대통령이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의 검증절차를 거치게 함으로써 행정부를 견제하는 제도입니다.

청와대의 1차 검증을 거친 후보자의 업무 수행 능력과 자질을 다시 한 번 검증하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과연, 제대로 하고 있을까요?

오전까지만 해도 꽉 차 있던 여당 의원 자리가 오후 들어 텅 비었습니다.

오전에 있었던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가 발단이 된 겁니다.

[정세균 : 최근 사드 배치와 관련한 정부의 태도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자, 의원 여러분 잘 경청해주시고…]

국회의장 발언을 두고 반발한 여당 의원들이 집단 불참하면서 청문회는 말 그대로 반쪽이 됐습니다.

전날 열린 청문회는 더 심했습니다.

시작부터 터져 나온 막말과 고성.

[이은재 의원 : 위원장님 기본적으로 상식이 안 갖춰진 건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는데…]

[안민석 의원 : 여당이 이렇게 인내심이 없어서 국가 운영을 할 수 있겠어요? 한선교! (한선교라니요?) 창피한 줄 아세요.]

이틀 전 해당 상임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추경 예산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여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결국 여당은 장관 인사검증을 거부하며 청문회장을 떠났고 청문회 도입 16년에 야당 단독 청문회라는 오명이 남겨졌습니다.

다운계약서 의혹이 제기된 황교안 총리 후보자, 사실을 인정하면서 당시 관행이었다며 이해를 구했습니다.

[김광진 의원 : 구입하신 가격은 4억 3700만 원으로 되어 있는데 서초구청에 신고하신 것은 3억 3000만 원으로되어 있습니다.

[황교안 : 그 당시에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공인중개사에게 그 부분을 위임했던 것인데 공인중개사가 그 당시의 거래 관행에 따라서 시가표준액으로 그렇게 신고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광진 의원 : 국민들께 사과하실 의향은 없습니까?]

[황교안 : 그 당시는 법제가 지금과 달랐다는 점과 또 거래 관행 등을 감안해서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한 장관후보자는 세무지식의 부족함을 털어놓습니다.

[문병호 의원 : 아파트 매도․매수하실 때 다운계약서를 작성해서 수천만 원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인정하십니까?]

[최양희 : 아파트를 매수하거나 매도할 때 그 당시에 잘못된 그런 관행에 따라서, 저도 세무지식이 부족해서...]

현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를 거친 총리와 장관 후보자 등.

고위공직자 후보자 57명을 분석한 결과.

37%에 달하는 21명에 대해 다운계약서 작성 등 탈세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논문표절도 인사청문회장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손님입니다.

[신경민 의원 : 이건 10페이지 이상 베꼈습니다. 그리고 미사일 관련 내용도 10페이지 정도를 99년도 논문에서 베꼈습니다. 이건 그냥 복사한 겁니다...이게 고의가 아닙니까?]

[홍용표 : 고의는 아닙니다.]

[신경민 의원 : 고의가 아닌데 지금 이렇게 되었습니까? 어떻게 수십 페이지를...]

경찰청장 후보자의 석사 논문도 문제가 됐습니다.

[진선미 의원 : 인용이라는 것은 일부를 인용해야 되는 거지요. 그런데 인용만 했다고 해서 몇 페이지를, 다섯 쪽을 그대로 옮겨 오는 것 이것 표절이지요. 맞습니까, 아닙니까?]

[강신명 경찰청장후보자 : 다소 제가 그때 여러 가지 미흡했던 점이 있었습니다.]

현 정부 고위공직자 후보자 중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사람은 모두 12명.

이 가운데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표절 문제가 결정타가 돼 임명 전 자진사퇴했습니다.

25년 전.

부산 검사시절 당시, 서울 누나 집으로 주소를 해놓은 것이 문제가 된 정홍원 총리 후보자.

주민등록법 위반인 위장전입으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최민희 의원 : 국민주택청약 1순위 자격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위장전입 했다고 하셨어요. 맞지요?]

[정홍원 후보자 : 그것을 위장전입이라고 하니까 그래서 제가 불일치인 것은 틀림없기 때문에 사과를 했습니다.]

위장전입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장관 후보자는 어떨까?

[정청래 의원 : 후보자께서는 망원동 빌라 위장 전입한 사실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정종섭 후보자 : 사실 있습니다.]

[정청래 의원 : 주민등록법 위반입니까? 아닙니까?]

[정종섭 후보자 : 위반입니다.]

[정청래 의원 : 자,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사람이 이렇게 항변합니다. '아니, 장관도 주민등록법 위반을 했는데 나를 왜 처벌해요?'라고 말했을 때 뭐라고 답변하시겠습니까?↵

[정종섭 후보자 :참, 젊은 시절에 제 불찰입니다.」

위장전입이 문제가 돼 곤욕을 치른 현 정부 고위공직자는 모두 8명.

이 중 2명은 위장전입 이외에도 여러 가지 다른 의혹까지 제기되자 청문회 뒤 자진 사퇴했습니다.

이밖에도 부동산 투기나 병역 문제 등은 인사청문회가 열릴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됐습니다.

어떤 때는 큰 문제로 부각돼 낙마로 이어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별 문제가 안 돼 최종 임명의 절차를 밟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그때 다른 고무질 잣대'라는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권오중 행정관 : 아무리 꼼꼼히 검증해도 가혹하지 않다]

[김효재 정무수석 어느 정도는 용인해 주고 세상이 변하는 만큼 앞으로는 더 엄격히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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