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필리핀 한인 피살, 우리 국민 간 계획된 살인으로 추정되는 사건도 많아"

외교부"필리핀 한인 피살, 우리 국민 간 계획된 살인으로 추정되는 사건도 많아"

2016.10.14. 오전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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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필리핀 한인 피살, 우리 국민 간 계획된 살인으로 추정되는 사건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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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10월 14일(금요일)
□ 출연자 : 정진규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


-필리핀 피살 지역, 한국인 1만명 사는 곳에서 20km떨어진 곳
-필리핀 한인 피살, 현재까지 발생한 사건과 양상 굉장히 달라
-필리핀 한인 피살, 우발적 사건보다 우리 국민 간 계획된 살인이 가장 많아
-필리핀 치안 열악, 110만 총기 소지, 자존심 건드려 촉발되는 사건도 많아



◇ 신율 앵커(이하 신율):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이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죠. 올해 들어서만 4번째고요. 사망자는 총 6명입니다.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정진규 심의관, 전화로 연결해 현재 사건 수습 상황과 필리핀에서 왜 이렇게 한국인 표적 범죄가 끊이질 않는지, 우리 정부 계획은 뭔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심의관님, 나와 계시죠?

◆ 정진규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이하 정진규): 네, 안녕하세요.

◇ 신율: 3명 모두 한국인인데요. 이분들이 관광객들입니까? 아니면 사업차 가신 분들인가요?

◆ 정진규: 지난 8월에 필리핀 쪽으로 입국하신 분들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단기 관광객은 아닌 것 같고, 약간 오랜 기간 체류를 하고 계신 분들인데 교민이라고 보기도 조금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러면 이분들이 왜 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나요?

◆ 정진규: 네, 그 부분은 지금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신율: 네, 그리고 이분들의 시신이 발견된 곳이 실제로 한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 20km 떨어진 사탕수수 밭이라고 하더라고요. 맞습니까?

◆ 정진규: 네, 그렇습니다. 앙헬레스라고 인구 30~40만 정도 되는 중소도시가 있는데요. 거기에 한국인 분들이 1만 명 정도 살고 계십니다. 그런데 그 지역에서 한 20km 정도 떨어진 작은 지역에서 발견되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이분들의 시신이 결박된 상태에서 발견되었다. 이 결박이 핵심이라고 보시는 수사 전문가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이분들의 시신이 살해된 이후에 옮겨졌는지, 아니면 현장에서 살해되었는지, 이 부분은 밝혀질 수 있는 거 아니에요?

◆ 정진규: 네,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요. 지금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아시다시피 어제 우리나라 경찰 과학수사팀이 파견되어서 필리핀 경찰하고 공조 수사를 벌이게 되어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지금 현지 경찰은 어떻게 파악하고 있습니까? 이 사례가 실제로 보복범죄, 단순강도,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어느 쪽으로 가고 있어요?

◆ 정진규: 아무래도 잘 아시다시피 필리핀은 굉장히 청부살인도 많이 있고, 또 총기 소지가 비교적 자유롭고 느슨하기 때문에 우발적인 범죄도 상당히 많이 일어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수사 전문가들이 이야기 하는 게, 강도들은 손목을 결박하고 죽이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우발적인 살인을 많이 하니까요. 그래서 결박이라는 측면을 주목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 정진규: 네, 아무래도 지금까지 필리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대부분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살해를 했다든가, 납치를 해서 돈을 요구하다가 살해를 했다든가 하는 그런 상황들이었는데요. 이번 경우는 이렇게 목격자도 찾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있고, 또 결박된 분들이 아주 외딴 지역에서 살해 되어서 발견된 사건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발생했던 사건들하고는 굉장히 양상이 다른 사건들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 수사도 굉장히 여러 가지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경찰도 관련 전문 수사관들을 급파해서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신율: 지금 필리핀 교민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필리핀 사람이 한국 사람을 죽일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그 이야기는 역으로 따지면 그동안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격사건은 결국 한국 사람들끼리 얽힌 원한 관계 때문에 발생했다는 걸 간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그 부분은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 정진규: 지금까지 2012년부터 발생한 사건들을 쭉 보면요. 2012년에 6명, 2013년에 12명, 2014년 10명, 2015년 11명, 이렇게 10명 내외로 사건들이 발생했는데요. 순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건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사건들이 금전적인 문제라든가, 아니면 원한과 관계된 사건이라든가, 아니면 현지인이 우리 국민이 굉장히 돈이 많은 것으로 알고 계획을 하고 강도 살인을 한 경우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사건하고는 조금 차이가 있고요. 앞서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단순한 우발적인 사건보다는 우리 국민 간에 계획된 살인 사건으로 추정되는 사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신율: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지금 필리핀 여행 주의 경보를 내렸죠?

◆ 정진규: 지금 필리핀 전역이 여행 주의 구역으로, 2단계부터 3단계로 내려져 있고요. 심지어 일부 금지된 지역까지 있을 정도로 저희가 단계를 올리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 국민 여행객은 미국이나 일본, 이런 나라들에 바로 이어서 한 130만 명에 달할 정도로 계속 방문하고 계신 상황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혹시 필리핀에 간다면 특히 주의할 점 같은 거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정진규: 필리핀은 아무래도 치안이 굉장히 열악합니다. 자유로운 나라지만 그 반면에 굉장히 많은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나라고요. 잘 아시다피시 불법 총기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총기도 굉장히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110만 정에 달할 정도로 총기가 많고요. 또 적은 비용으로 청부살인이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원한관계가 생기면 청부살인을 부탁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고요. 그리고 한국 분들 중에서 도피사범들이 필리핀에 많이 가서 2차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고, 현지 교민들 간에 금전적인 문제들도 굉장히 지금까지 살인 사건에 많은 원인이 되어 왔고요. 또 하나는 필리핀 분들이 굉장히 자존심이 강해서, 그분들의 감정을 건드려서 촉발되는 사건도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진규: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정진규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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