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과연 개인 과실일까?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과연 개인 과실일까?

2016.05.31. 오후 10:0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제 뒤로 보이는 곳이 사고가 있었던 구의역입니다.

이곳에서 20살 청년은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뒤늦게 그의 가방에 든 물품이 공개되며 우리를 더욱 아프게 했는데요.

고등학교 재학 중 지하철 안전문 유지 보수 업체에 비정규직으로 취직했던 20살 김 씨의 가방에는 공구와 컵라면이 들어 있었습니다.

밥을 먹을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쁘다던 김 씨는 그날도 끼니를 넘길까 봐 컵라면을 넣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번 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개인과실 논란이 일자 유가족들이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는데요.

사고 당시 김 씨는 홀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2인 1조로 작업을 해야 했음에도 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입니다.

이 때문에 개인과실이라는 말이 나온 것인데,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 씨가 일했던 회사는 지하철 무려 97개 역의 '스크린도어' 보수를 담당해왔지만, 직원은 고작 10명뿐이었습니다.

끼니를 거르고 일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런 열악한 환경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또, 지난 4년간 구의역 사고와 같은 안전문 작업 중 발생한 사망 사고가 세 차례나 있었는데 재발방지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용역업체 직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기엔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지요.

특히 이번 사고는 오후 4시 58분에 보고된 안전문 이상이 약 한 시간 동안 그냥 방치돼 있었습니다.

140만 원의 월급 중에서 동생도 돕고, 적금까지 넣으며 정규직을 꿈꾸던 청년, 전동 기관사가 되겠다는 희망으로 열심히 일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안타까운 죽음,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