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스크린도어 사고...대책은?

잇단 스크린도어 사고...대책은?

2016.05.31.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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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복 / 시민교통안전협회 대표

[앵커]
생일 전날 나홀로 작업을 하다 숨진 20살 청년의 죽음이 사람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스크린도어 안전사고,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2013년 1월에도, 지난해 8월에도 같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사고의 원인은 무엇이고 또 대책은 없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시민교통안전협회 김기복 대표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2013년 1월 성수역 사고도 있었고요. 지난해 8월 강남역 사고 그리고 이번 구의역까지 비슷한 사고가 지금 반복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혼자 작업하다가 사고를 당했는데요. 작업매뉴얼상으로는 2인 1조 근무가 원칙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못하는 이유, 어디에 있습니까?

[인터뷰]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죠.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밝혀진 대로 인력이 부족하다는 거예요. 그러면 인력이 왜 부족한가를 우리가 생각을 해 봐야 하는데 이 문제가 지금 지적하신 대로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요. 앞에서 말씀하신 3건의 사고가 있었을 때 이미 2013년 1월 19일날 성수역 스크린도어 정비공 사망사고가 있은 뒤에 안전매뉴얼을 만들어서 반드시 2인 1조가 작업을 하도록 이렇게 매뉴얼을 명시화해 놓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작년 8월달에도 똑같은 사고가 났고 또 지난 28일에도 똑같은 사고가 났단 말이죠.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매뉴얼도 만들고 다 만들어놓고 있지만 결국 이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은 메트로와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는 외주업체 간의 운영관리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죠.

[앵커]
그러니까 서울메트로와 외주 하청업체가 연결되는 부분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말씀이신데요.

[인터뷰]
그렇죠. 이미 알려진 대로 지금 메트로와 외주업체 간에 하청 용역을 주고 있는 거잖아요. 최저입찰제로 용역을 받은 외주업체는 충분한 인력을 확보할 수 없는 그런 내부적인 구조가 있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까 특히 스크린도어 고장이 갑자기 집중되는 이런 때에는 불가피하게 어쩔 수 없이 2인 1조가 아닌 한 사람이라도 나가서 정비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그런 내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때는 이게 커버하기가 힘든 인력구조라는 말씀이신 거죠?

[인터뷰]
그렇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메트로와의 계약 과정에서 신고접수 1시간 이내에 출동하도록 규정이 되어 있고요. 또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게 되면 패널티를 받게 되기 때문에 하청업체, 외주업체의 입장에서는 2인 1조라는 매뉴얼을 지키지 못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패널티를 안 받는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죠. 그러다 보니까 2인 1조 작업이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던 거고 앞으로도 아마 이것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앵커]
결국은 비용 문제와 관련이 돼 있어서요. 스크린도어 사고, 한 달 평균얼마나 발생을 합니까?

[인터뷰]
스크린도어 사고라고 얘기할 수는 없고요. 스크린도어가 고장이나 이것으로 인해서 동작을 제대로 안 하거나 오작동하는 것을 보면 지난 2014년 통계가 있는데 2호선과 4호선 메트로 구간에서 1년에 1만 2000건 정도의 크고 작은 고장과 오작동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오작동까지 포함해서요?

[인터뷰]
네. 이것은 하루에 33건, 1달로 보면 1년 동안 990건 정도가 발생하는 것으로 지금 집계가 되고 있는데요. 같은 지하철이죠, 5호선~8호선 도시철도 같은 경우에는 같은 기간에 2600건 정도가 고장난 것으로 접수가 되고 있어요. 그리고 이것은 고장이나 오작동일 뿐이고 사망사고는 아직까지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보고가 되고 있는데 실제로 보면 메트로보다는 도시철도가 고장률이나 오작동률이 20%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나서 차이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상대적으로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은 사고 소식이 적거든요. 운영체계가 어떻게 다릅니까?

[인터뷰]
스크린도어의 운영체계를 보면 메트로 같은 경우에는 외주에 맡기고 있고요. 도시철도는 설계에서 시공 그리고 운영관리까지 전담팀에게 맡겨서 도시철도가 직접 스크린도어 운영 관리를 하죠. 그래서 이렇게 하다가 보니까 아무래도 언론에서도 지적이 됐습니다마는 외주 쪽은 비정규직들이 근무를 하게 되고요. 또 도시철도 같은 경우에는 정규직으로서 비교적 안정된 그런 환경 속에서 근무를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런 것들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외주 하청과 직영으로 방식이 다른데요. 주로 사고가 많이 나는 곳이 서울메트로 2호선 구간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인터뷰]
아무래도 노선이 길다 보니까요, 다른 노선에 비해서 이게 순환선이다 보니까 역사가 많죠. 그것도 문제가 되고요. 그리고 메트로 구간에도 운영 관리하는 외주업체가 A회사와 B회사 두 곳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서로 운영주체가 다르고요. 또 메트로 쪽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때 이것이 직접 한 것이 아니고 민자유치를 해서 설치를 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데다 스크린도어가 안전규격이라든가 표준매뉴얼이 없는 상태예요. 그러니까 설치한 회사에 따라서 시스템이나 구조가 전부 다른 것이죠.

[앵커]
설치회사, 관리회사, 이런 게 지금 다 다르군요.

[인터뷰]
네, 그런 구조적인 문제가 아무래도 2호선에 고장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그런데 대표님, 메트로 측에서 지금 작업자의 휴대폰 사용 문제를 갑자기 언급을 했어요. 지난 번 강남역 사고 때도 작업자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는 건데요. 이 부분은 저희가 아직 CCTV 등을 통해서 확인한 내용은 아닙니다마는 메트로 측 주장입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왜 지금에서야 이 휴대폰 사용 이야기를 꺼내는 걸까요?

[인터뷰]
글쎄요, 저도 그게 의구심이 들어요. 왜 그러냐 하면 강남역 사고 때 다 이미 확인을 했을 때도 휴대폰 얘기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왜 휴대폰 얘기가 갑자기 나왔는지 모르겠고요. 특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 휴대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많거든요. 그런데 왜 휴대폰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이 갑니다.

그런데 말씀드린 대로 2013년 성수역 사고 이후에 작업을 할 때에 반드시 2인 1조로 하고 또 스크린도어 안쪽에 들어가서 작업을 하지 말고 바깥쪽에서 하라는 이런 매뉴얼들을 다 만들어놨었어요. 그런데 이런 매뉴얼이 지켜 지지 않고 있는 것을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구의역 사고 같은 경우에도 정비공이 역사에 가서 스크린도어를 수동으로 열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나와서 작업을 했는데 역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나 또는 열차 운영 사령실에서, 여기에서 스크린도어 정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기관사도 모르고 아무도 몰랐다는 거거든요. 이런 상태에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은 휴대폰을 사용했다면 그것도 일부의 요인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그것보다는 근본적으로 보고체계나 운영관리체계 이것이 허점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원론적인 질문입니다마는 대표님이 보시기에 이번 사고 같은 것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여러 가지 대책이 많이 나왔었습니다. 사실 지난해 8월달에 강남역 사고가 있고 난 뒤에 국가교통안전위원회가 열릴 때 제가 참석을 했었는데요. 당시에 강남역 사고를 국무총리한테 보고를 했었고 여기에 대한 방지대책도 만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똑같은 사고가 1년도 안 돼서 또 일어나고 있거든요. 이것은 어떤 대책을 만들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여기에 대해서 근본적인 구조적인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여기에 필요한 제원 마련과 또 또 안전하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봅니다.

물론 구조조정으로 인해서 역사에 근무하는 인력도 대폭적으로 줄어들었고, 여러 가지 열악한 환경에 많이 있습니다마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시민의 안전 아니겠습니까? 이런 측면에서 안전에 무엇보다도 정책적인 가장 우선순위를 두고, 특히 결정권을 가지고 계시는 고위층에 계시는 분들이 이런 안전사고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갖고 대책을 충분히 만들어 주시기를 이번 기회에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서울메트로는 용역업체에 맡기던 관련 업무를 자회사로 넘기겠다, 이런 대책도 내놓고 있는데요. 그러나 재발을 막으려면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시민교통안전협회 김기복 대표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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