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임신 후 배 갈라 새끼 꺼내...'강아지 공장'의 참혹함

강제 임신 후 배 갈라 새끼 꺼내...'강아지 공장'의 참혹함

2016.05.20. 오전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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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상은, 사회부 기자

[앵커]
귀여운 애완견을 판매하는 애견 가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강아지들의 어미개들이 아주 좁고 오염된 시설에서 마치 양계장의 닭처럼 갇힌 채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서명운동까지 벌이며 이런 시설들을 비판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 취재한 차상은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무슨 양계장도 아니고 비위생적으로 강아지를 출산시키고 그런 곳이 있다고요?

[기자]
애완견을 키우시는 분들 상당수는 애견 가게라고 불리는 곳에서 강아지들을 분양받으셨을 텐데요. 그런데 애완견이 없더라도 유리창너머로 귀여운 강아지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 한 번쯤은 본 적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 강아지들을 낳은 어미 개의 상당수가 좁은 철제 우리에 갇혀 평생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동물보호단체가 이른바 강아지 공장이이라고 불리는 곳을 찾아가 찍은 영상인데요. 한번 보시겠습니다.

보면 몇 걸음 걷기도 힘들 정도로 좁은 우리에 개들이 갇혀 있는 모습입니다. 위생에 신경을 썼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인데요. 바닥에는 배설물이 가득하고 우리는 잔뜩 녹슬어 있습니다. 배설물 위에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들이 생활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이런 환경에서 태어난 강아지들이 애견가게로 팔려가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런 번식장들 때문에 동물보호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개들이 학대당하다고 있다면서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정부가 불법 번식장을 규제하는 또는 불법번식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인데요. 또 수의사 자격이 없는 번식업자의 수술을 금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출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미개의 배를 가르고 새끼를 꺼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동물보호단체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조희경 / 동물자유연대 대표 : 개들을 가둬놓고 강제로 교배해서 임신시키고 난산을 하게 되면 무자격 업자가 외과수술을 해서 강아지들을 빼내는 참혹한 현장을 봤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강아지공장에서 구출한 어미개들을 기자회견장에 데리고 나와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미개 인형의 배에서 새끼를 꺼내는 다소 충격적인 퍼포먼스까지 진행을 했는데요. 이런 일을 막으려면 동물 번식장 등록을 신고제 대신 허가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서명운동을 벌이며 강아지 공장을 반대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3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아침 시간에 보는 것도 사실 좋지 않은데 저런 곳에서 강아지를 키운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문제 없는 겁니까?

[기자]
현재 이렇게 비위생적인 번식장들이 상당수 많은데요. 현재로서는 강아지를 번식시키고 판매하는 행위를 하려면 지자체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정식으로 등록된 번식장은 전국에 93곳인데요. 그런데 실제로는 이보다 수십배 더 많은 업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는 3000여 곳에 달한다고 주장하는데요. 대부분의 번식업자들이 신고를 하지 않고 번식장을 운영하는 겁니다.

신고를 하면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받게 되는데 신고를 하지 않아도 벌금이 100만 원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지자체나 정부가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은 틈을 타 우후죽순 생겨났고 관리감독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시설에도 신경을 쓰지 않은 겁니다.

[앵커]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정부의 입장도 들어보셨죠?

[기자]
이 같은 문제는 번식업자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애완견 시장 규모에 비해 정부의 관리감독은 방관에 가까웠기 때문인데요. 최근 강아지공장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에서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 규제를 강화할 부분이 있으면 강화해서 연말까지 빠른 시간내에 대책을 만들겠습니다.]

정부의 대책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습니다. 반려동물 문화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인데요. 애완견을 분양받기 전에 어미개가 어떠한 환경에서 자랐는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 기르던 개를 함부로 버리고 쉽게 다시 분양받는 일도 사라져야 강아지공장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말을 못합니다마는 생명체가 있는 강아지입니다. 반려견이기도 하죠. 차상은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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