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 수감 사형수, 자살기도 이틀 뒤 사망

서울구치소 수감 사형수, 자살기도 이틀 뒤 사망

2015.10.28. 오후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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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상원, 변호사·前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 강훈식,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 신지호, 前 새누리당 의원

[앵커]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던 사형수가 자살을 시도하고 끝내 숨졌습니다. 더군다나 이 사형수, 모범수였다고 하는데요. 왜 자살한 겁니까?

[인터뷰]
98년도 경기도 성남에서 사실 5촌 아저씨 당숙, 당숙모와 그 부인, 딸 5명을 330만원 빚독촉을 한다는 이유로 살해를 했던 게 법정에서 99년도에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서울구치소에서 사형이 안 된 상태에서 미결수 분리를 받기 때문에 구치소에 수감이 되거든요.

16년 동안 있다가 사실 가족들이 그동안 면회도 오고 그다음에 굉장히 모범수 생활을 했고 또 이분이, 이 모씨가 51세인데 사실 공동생활도 했다고 합니다, 모범수여서. 그런 상태인데 갑자기 23일에 목을 매단 채로 사망을 해서 결국 급하게 병원으로 옮겼는데 25일 이틀 만에 사망을 했는데 유서도 남겼다고 하는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른 정황은 발견이 안 됐지만 결국 자살의 의도로 사망을 한 것으로, 이렇게 밝혀지고 있습니다.

[앵커]
여 변호사님, 구치소 가끔 가실 거 아니에요. 의뢰인 때문에, 그렇죠?

[인터뷰]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데 가보면 관리는 잘되어 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철저하죠. 왜냐하면 가끔 언론에 수형자가 탈옥했다. 이런 게 생기면 사실 교도소장이라든가 엄청난 문책이 오기 때문에 관리는 철저히 하죠. 나갈 때, 들어올 때. 그리고 구치소 가면 재미있는 게 변호사들이 통과하는 문이 이중으로 돼 있습니다. 한 쪽 문이 열리면 다른 쪽 문은 절대로 못 열지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두 개가 동시에 열리면 탈옥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항상 그렇게 돼 있고. 그 외에 저도 어릴 때 감옥에 있는 사람들 머리에 뿔나고, 이런 사람들로 알지만 들어가면 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요. 똑같습니다, 이야기하고 이러면. 그런데 사형수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분들이 참 많아요. 사형수들은 특별대우를 하지 않느냐. 그런데 사형수도 똑같습니다, 그냥 일반인과. 면회도 다 되고. 다만 사형수들에 대해서는 징역, 노동을 안 합니다.

왜냐하면 징역 몇 년이라는 게 바로 일을 한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교도소 안에서도 노동을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사형수를 구별을 하기 위해서 보통 분들은 파란 명찰입니다. 그런데 빨간 명찰로 달고요. 그런 정도의 차이만 있지 별 차이는 없없습니다.

[인터뷰]
이 사형수를 직접 관리를 했던 교도관, 제가 개인적으로 알던 사람이 있습니다. 얘기를 하보니까 가톨릭 신자였더라고요. 그리고 모범수인 이유가 바로 공동생활, 같은 수감자들하고도 인간관계가 좋았고 또 사형수라고 하면 면회를 안 하고는 하는데 이분은 또 면회를 가족들이 굉장히 주기적으로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살을 하니까 교도관들이 굉장히 놀랐다고 합니다.

가톨릭 독실한 신자이고 그다음에 무려 16년간의 모범수 생활을 하고 했는데 그런데 아마 유서에는 그 자살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 부분까지는 저한테 안 알려주더라고요. 그런데 어쨌든 자살은 틀림없는데 정말 예상을 못한 자살이었다. 그래서 오랜 수감생활 동안 정신적인, 지친 듯한 내용은 보인다고 얘기는 해 주는데 아마 마음이 굉장히 울적하고 우울증 증세가 생기지 않았나 그런 추론이 들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사형수 자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가장 제가 기억에 남는 게. 연쇄살인마 정남규, 우리나라에서 사이코패스 테스트로 최고점을 받은 사람 아닙니까. 정남규 자살하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정남규,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그 당시 법적으로는 13명을 살해를 했는데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을 살해한 것으로 그렇게 지금 추정이 되고 있지만 결국 정남규도 구치소에서 자살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 자살이라는 게 2009년도에 자살을 했는데 결국 정남규도 심리적인 그런 영향이 컸었고요. 사형이 결국은 폐지될 조짐이 안 보인다, 그런 유서도 남겼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내가 생을 마감한다.

[앵커]
사람을 그렇게 많이 죽여놓고 자기가 죽을까봐 자살을 했다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렇게 했고요. 그다음에 제가 직접 사건을 했던 강남 재력가 납치라고 김 모, 54세 된 남성인데 한인 말레이시아 부회장도 납치를 한 의혹이 있었고 또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재력가를 살해해서 110억원을 강취한. 이 사람은 결국 마카오에서 체포를 해서 구속을 했는데 한 달 만에 서울구치소에서 자살을 했거든요.

그런데 110억원을 강취한 돈 중에 70억원이 소재가 불분명했어요. 결국은 자기 딸이 필리핀에서 국제학교를 다니고 부인은 보석상 가게를 차렸는데 아마 이런 측면도 보면 자기 가족은 잘살게 하고 본인이 사망을 해 버린 그런 경우인데요.

[앵커]
그러니까 관리가 문제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많이 구치소에서 자살을 하면 그게 문제 아닙니까?

[인터뷰]
사실 그런데 구치소에서는 이번에도 보도를 보면 굉장히 관리를 잘하고 문제가 없었다고 하지만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여상원 변호사님이 계시지만 사형수는 조금이라도 공동생활에 문제가 있다. 그다음에 문제를 일으킬 문제가 있으면 독방, 독거실에 가둬놓습니다.

그런데 이 독방이 문제가 뭐냐 하면 24시간 감시를 해야 되는데 또 교도관들하고 친해지면 감시가 느슨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 틈에,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목을 매달아 자살하는 건데 다른 사형수들도 꽤 많았어요. 대부분 목을 매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은 제도적으로 보완이 돼야 될 게 아니냐.

[인터뷰]
그런데 말이 사형수지 우리나라가 사실상의 사형폐지국 아닙니까? 사형집행을 안 하니까 이게 교도소가 아니라 구치소에 미결수로 분류돼서 있는 것인데 그렇다면 아까 정남규 같은 경우 사형을 바로 선고받고 어차피 자기가 사형을 당하지는 않겠지만 평생 있어야 된다는 그 부담감 때문에 좌절과 절망. 내가 더 살아서 무엇하리라고 하는 그런 절망감에서 할 수 있지만 이 사람은 16년 동안이나 모범수 생활을 했는데 그러면 뭔가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니냐. 지금 신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교정행정에 있어서 뭔가 이 사람이 좌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어떤 환경의 변화가 있었던 것 아니냐, 이렇게 추정을 해 볼 수 있는데. 우리가 지금 법무부에서 사형수에 관한 정보는 일체 공개를 안 해요.

[인터뷰]
2014년도에도 자살시도자가 55명이 있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51명은 구조가 됐지만 결국 4명은 사망을 했거든요. 이런 측면이 보도가 되거나 하는데 또 교도소 당국에서는, 법무부나 교정당국에서는 문제가 뭐냐 하면 지금 왜 자살을 하려고 했고 그다음에 자살하는 과정이 어떤 거냐. 이런 부분이 일체, 인권침해도 있다고 하지만 발표를 안 하고 대외적으로 브리핑을 전혀 안 합니다. 이런 부분이 또 상당히 문제가 있는 걸로 보이는 거죠.

[앵커]
이렇게 일이 벌어지면 투명하게 공개를 해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게 돼요. 그런데 어쨌든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인터뷰]
제 생각 한 가지만 말씀을 드리면 이번에 자살한 사형수도 16년 동안 모범수 생활을 했다는 것은 이게 제 생각에는 심리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보입니다. 안 그랬으면 벌써 죽으려면 벌써 죽었지. 왜 16년 잘하다가 죽었냐. 결국은 희망이 안 보인다는 거죠. 그래서 제 생각에는 사형수에 대해서 심리치료 내지 심리상담을 주기적으로 할 필요가 있지 않는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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