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점포, '상생'으로 대기업과 승부

동네 점포, '상생'으로 대기업과 승부

2015.10.14. 오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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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뜩이나 불황인데 대기업들까지 동네 상권에 뛰어들면서 자영업자들의 형편이 말이 아닌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기업들도 외면하는 '함께 나누기'를 실천하면서 꿋꿋이 동네 점포를 키워 나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상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23년 전, 인천시 구월동에서 동네 빵집으로 출발한 제과점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점포 8개, 연 매출 백억 원대의 어엿한 중견기업이 됐습니다.

동네 빵집 특유의 성실함으로 일궈낸 결과입니다.

[박미영, 경기도 용인시 수지]
"여기는 조금 정성이 들어갔다고 해야 하나? 기계적이 아니고 그냥 손수 만들었다는 느낌도 많이 받고요."

이런 성공 이외에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른바 '상생' 원칙입니다.

'대기업 빵집'과의 경쟁은 피하지 않지만 작은 동네 빵집이 있는 곳은 점포를 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성욱, 인천지역 제과점 체인 부장]
"제과 기술이라는 게 대기업들의 자본력으로만 따라올 수 없는, 저희들이 손기술로만 할 수 있고 감각으로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거든요."

일가족 3명이 창업한 한 커피전문점 체인도 업종은 다르지만, 뜻은 똑같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억대의 창업비용 말고도 로열티나 매출액 일부를 추가로 받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실비 수준의 창업비용을 받는 것 말고는 추가 부담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윤철균, 인천지역 커피전문점 대표]
"우리가 싸게 팔기로 했으니까 이 기술을 그대로 전달해드리겠다... 처음에 좋은 의지에서 했는데 이게 만족도가 되게 높았어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0개까지만이라도 이렇게 한번 해보자..."

'함께 잘 사는' 동업자가 되자는 겁니다.

자영업으로 내몰린 서민들을 위한 재정 지원은 더러 있지만 이렇게 공정한 경쟁 무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이명구, 인천시청 소상공지원팀장]
"경제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등 경영환경에 어려움이 있어 소상공인의 보호와 성장을 위한 많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동네 점포의 작은 성공은 세상을 보는 관점을 달리하면 '경쟁과 상생'이 공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YTN 이상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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