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라 불리지만..."감정노동 심해요"

'아티스트'라 불리지만..."감정노동 심해요"

2015.10.13. 오후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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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감정 노동.'

고객 기분에 맞추려고, 또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일부러 감정을 띄우거나 억제하는 것을 뜻하는데, 그만큼 스트레스가 크겠죠.

감정노동 강도가 심한 직업을 조사해 순위를 매겨봤더니 '텔레마케터'에 이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네일 아티스트'가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박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취미로 배운 '네일 아트'가 좋아 20대 후반 덜컥 직업까지 바꿨다는 김가영 씨.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손님 99%가 여성.

날씨에 영화, 남자친구 이야기까지 동원해 기분을 맞추고,

"완전 좋으시겠다 진짜~"

늘 웃으려 노력하지만 툭 하면 반말에, 다짜고짜 화부터 내는 고객은 감당이 안 됩니다.

[김가영, 네일 아티스트]
"고객님들 대부분 저희한테 '선생님'이라고 해주세요. 그런데 가끔 반말을 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런 것도 웃으며 넘겨야 하고. 반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시는 분도 계세요."

한국고용정보원이 국내 주요 직업 730여 개, 2만 5천여 명을 대상으로 감정노동 강도를 조사한 결과도 비슷했습니다.

비슷한 또래 여성 고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네일 아티스트'가 호텔 관리자와 함께 2위였습니다.

1위의 불명예는 욕설과 폭언에 시달리는 것으로 잘 알려진 전화 통신 판매원, 텔레마케터가 차지했습니다.

[금융사 콜 센터 직원]
"직접 칼 같은 걸 들고 찾아오신다고 하더라고요. 실제 위협하거나, 쓰레기 같은 걸 가져와서 투척하거나..."

주유소 직원과, 공항 항공권 발권 사무원, 검표원 등 대인 접촉이 많은 서비스 직종이 대부분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취업난 때문인지, 창업 컨설턴트와 취업 알선원도 덩달아 감정노동 강도가 10위 안에 들었습니다.

[박상현,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연구위원]
"(감정 노동자들이) 우울증이 걸리거나 심한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감정근로자 보호 방안을 추진한다든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웃는 낯으로 고객을 대해야만 하는 감정 노동자를 위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박조은[jo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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