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판정 80번 환자, 응급실 20여 분 체류"

"양성판정 80번 환자, 응급실 20여 분 체류"

2015.10.13. 오후 3:2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이번에 메르스, 중동호흡기증후군 완치 후 다시 양성판정을 받은 80번 환자가 종합병원에서 격리 조치 없이 응급실에 머물러 또 격리 사태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건당국은 응급실에 함께 있던 환자들에게 하루가 지나서야 자가격리하라고 통보해 늑장 대응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최민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메르스 바이러스와 투병 끝에 완치 판정을 받은 35살의 80번 환자는 갑자기 구토와 고열 증세를 보여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병원은 '선별 진료소'에서 이미 메르스 병력을 보인 확진자임을 확인했지만 내부의 메르스 환자 치료 시설인 음압 병동으로 보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담당 의사는 환자를 응급실 내부의 격리 병동인 소생실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메르스 의심 증상인 호흡기 질환이 없어 지병 때문에 생긴 발열로 봤기 때문입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
"소생실(격리 병동)하고 가장 가까이 인접한 진료공간이 진료 2구역(다인 병동)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거기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이 환자가 소생실로 들어가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응급실에 머문 시간은 20여 분.

응급실에 함께 있던 환자와 가족들은 80번 환자가 나중에 다시 이례적으로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모두 격리되는 신세가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은 다른 환자와 가족들에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격리 대상자의 가족은 말합니다.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 가족]
"특별히 그 사람이 80번 환자니까 따로 격리해서 다른 병실로 간 게 아니라 그냥 그 응급실에 들어온 거예요."

보건 당국의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80번 환자의 응급실 접촉자들에게 만 하루가 지난 뒤에야 자가격리 통보를 한 겁니다.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 가족]
"일 다 보고 격리됐다는 얘기를 듣고 허둥지둥 집으로 들어와 있는 거예요."

이 때문에 응급실 접촉자들은 통보를 받기 전까지 일상생활을 하며 여러 사람과 접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80번 환자의 전파력이 0%에 가까워 다행이긴 하지만, 대형 병원과 보건 당국의 대응은 100% 신뢰하기엔 부족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