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이 없어요"...한국도 '쿠르디' 2만 명

"갈 곳이 없어요"...한국도 '쿠르디' 2만 명

2015.09.08. 오전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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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 살배기 꼬마 난민 '쿠르디'는 전 세계에 깊은 슬픔과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하지만 먼 곳의 얘기만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도 무국적 청소년인 2만 명의 '쿠르디'가 갈 곳을 찾지 못해 떠돌이 신세로 남아있는데요.

이들의 사연을 강희경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의학 공부를 위해 머나먼 탄자니아에서 한국을 찾은 34살 A 씨.

슬하에 딸과 아들을 두고 있지만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습니다.

여기서 난 아이들은 탄자니아인도 한국인도 아니어서 여권이 없기 때문입니다.

['무국적 아동' 친모, 탄자니아]
"우리 아이는 보험을 갖기 힘들고. 학교 가기도 힘들고. 어린이집에도 갈 수 없어요. 그냥 모든 게 힘들어요."

베트남에서 건너온 33살 B 씨의 사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에 눈물은 멈출 줄 모릅니다.

[비자 만료 불법체류자, 베트남]
"아기야 미안해. 엄마 때문에... 엄마가 잘못했어. 못 키워줘서... 아기 여권 만들어주고 싶어요."

이처럼 꼬마 난민 '쿠르디'는 우리 사회에서도 곳곳에 존재합니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국내 거주 19세 이하 외국인 9만여 명 가운데 불법 체류자는 5천여 명.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인원을 합치면 실제 19세 이하 무국적자는 2만 명이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불법 체류자나 난민 신청자의 자녀들입니다.

[정신영, 공익법센터 '어필' 상근변호사]
"출생등록이 안 돼 있어서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있는 거죠. 우리나라 체류권이 없어서 언제든 쫓겨날 수 있다는 위험이 있고요. 이 아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 어디에도 갈 수 없는 떠돌이 신세로…."

부모의 국적도, 한국 국적도 갖지 못하는 이들은 어디 한 곳 맘 편히 둘 곳 없이 보호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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