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반지하도 감지덕지?' 대학생 울리는 전세임대주택

[중점] '반지하도 감지덕지?' 대학생 울리는 전세임대주택

2015.08.31. 오전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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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는 특히 저소득층 대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신 계약하고 낮은 이자만 받는 제도를 지난 2011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까다로운 규정이 학생들의 허탈감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어서 박광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월 대학생 전세 임대주택 입주대상자로 뽑힌 김 모 씨.

한 학기 내내 발품을 팔았지만 돌아온 건 한숨뿐이었습니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대상자]
"기존 매물은 LH로 불가능하다고 말을 많이 해요. 막상 갔는데 매물이 없다고 해서 허탈하고…."

대학생들이 전셋집을 구해오면 정부가 7천5백만 원 한도에서 대신 계약을 체결해주고 연 2% 이내 이자만 받는 전세 임대주택 제도.

하지만 평균 4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대상자로 뽑혀도 실제 계약을 맺기까지는 그야말로 난관투성이입니다.

대출이나 근저당 비율 등 LH 측의 심사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자연스레 임대 수익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집주인이 대다수인 것도 걸림돌입니다.

그런 만큼 인기 있는 집은 LH와 계약을 피하는 게 현실입니다.

[서채리,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거주자]
"우리가 굉장히 귀찮은 일인데 저 말고도 들어오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왜 굳이 우리가 서류를 제공하고 왜 번거롭게 해야 하느냐고…."

결국 오래된 다세대 주택이나 반지하 방이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대상자]
"다세대가 문제가 아니라 물도 제대로 안 나오는 경우도 많고요. 따로 (주인이) 월세를 받는 등 편법적인 것들도 성행하는 것 같아요."

[임경지, 민달팽이 유니온 대표]
"자존감을 올려주는 정책이어야 되는데, 공인중개사 혹은 임대인에게 거부당하기 때문에… (전세뿐 아니라) 월세를 보조해 줄 수 있는 주거 급여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대학생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든 제도가 오히려 저소득층 학생들이 느끼는 '을'의 설움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입니다.

YTN 박광렬[parkkr08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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