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 도박 '백억 탕진'...조폭 낀 '기업인 도박단' 검거

해외 원정 도박 '백억 탕진'...조폭 낀 '기업인 도박단' 검거

2015.07.30. 오후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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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 도박장에서 사설 도박장을 운영하며 기업인들을 끌어들여 상습 도박을 벌인 조직폭력배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기업인들 일부는 백억 원이 넘는 돈을 빌려 도박을 했다가 모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도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평소 원정 도박을 즐기던 중견 기업인 오 모 씨는 지난해 브로커 문 모 씨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숙소와 항공권까지 제공받고 문 씨가 해외 카지노 안에 마련한 사설 도박장, 이른바 '정캣방'에서 자유롭게 도박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넘어간 오 씨는 캄보디아와 필리핀에 마련된 도박장으로 날아가 도박에 빠져들었습니다.

한 번 베팅에 국내 카지노보다 4배나 많은 1억2천만 원을 걸 수 있도록 허용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 씨가 수수료를 내고 카지노로부터 빌려 탕진한 돈만 90억 원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오 씨가 충동을 못 이겨 쏟아부은 도박 자금들은 피할 수 없는 족쇄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오 씨는 언론에 원정 도박 사실을 알리겠다는 문 씨와 조직폭력배들의 협박에 못 이겨 결국 상당 금액을 토해내야 했습니다.

검찰은 이처럼 폭력조직들이 해외 원정 도박을 알선한 뒤 돈을 뜯어낸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서 오 씨 이외에 기업인 2명이 연루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고 김태촌 씨의 양아들 김 모 씨를 포함한 폭력조직원과 브로커 10명을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또 해외에서 모두 100억 원이 넘는 돈을 빌려 상습 도박을 벌인 기업인 2명을 기소했습니다.

더불어 폭력조직들이 기업인을 상대로 해외 원정도박을 알선하는 사례들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YTN 김도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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