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나 다름없던 2년..."죽음의 공포 느꼈다"

노예나 다름없던 2년..."죽음의 공포 느꼈다"

2015.07.14. 오후 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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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원에게 구타와 인분 먹이기 등의 가혹 행위를 한 혐의로 현직 교수가 구속된 사건이 YTN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 교수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당시 죽음의 공포까지 느꼈으며 지금도 끔찍한 기억에 괴롭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디자인 분야의 교수를 꿈꾸던 A 씨는 해당 분야 전문가 J 교수의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 것이 마냥 기뻤습니다.

그러나 A 씨의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J 교수는 단지 일을 못 한다는 이유로 A 씨를 때리기 시작했고, 인분을 먹이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짓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A 씨, 사건 피해자]
"아무런 반항조차 할 수 없는 그로기 상태로 돼 버렸어요. 만날 맞고 아무리 정신이 건강한 사람도 허구한 날 맞아봐요. 내가 만약에 도망간다고 하면 아킬레스건 끊어놓는다고 하고..."

머리에 비닐을 씌우는 고문도 가해졌고, A 씨는 이럴 때면 숨을 쉴 수 없게 되면서 죽음의 공포까지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A 씨 상담 담당 사회복지사]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었지만, 얼굴에 비닐 씌워서 숨을 못 쉬게 만드는 상황은 죽을 것만 같았다고 말을 하면서 당시에 우셨던 상황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이처럼 끔찍한 가혹 행위를 하면서도 J 교수는 A 씨를 노예처럼 부려 먹었습니다.

낮에는 업무와 상관없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시킨 뒤 돈을 빼앗았고, 밤에는 다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시켰습니다.

며칠씩 잠을 재우지 않고 일을 시키면서도 잠시 졸기만 하면 다시 가혹 행위를 퍼부었습니다.

[A 씨, 사건 피해자]
"공증 발동해버리면 우리 집이 날아가는데 제가 어떻게 도망갈 수 있겠어요. 그래서 진짜 제가 죽으려고 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고 죽으려고 생각해서 마포대교 올라갔다가 친구가 구한 적도 있었어요."

A 씨는 항상 달아나고 싶었지만 J 교수는 휴대전화를 뺏고 감금까지 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막았습니다.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사무실을 찾아온 A 씨의 부모에게는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아들을 만나지 못하게 했습니다.

[사건 피해자 A 씨 아버지]
"저희가 (사무실로) 한 번 올라갔었어요. 애가 몰골이 안 좋아 보이길래. 제가 데리러 올라갔는데 못 만나게 원천 봉쇄시켜버리더라고요. 뭐 일 잘하고 있다고."

결국 지인의 신고로 노예나 다름없던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A 씨는 여전히 끔찍했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울 수 없는 상처에 디자인이라는 분야에 대한 목표조차 다시 고민해보고 있다는 A 씨.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인면수심의 범행을 저지른 교수 하나로 인해 20대 청년의 부푼 꿈이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YTN 김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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