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방역 망...숨기는 개인도 문제

뻥 뚫린 방역 망...숨기는 개인도 문제

2015.05.29. 오전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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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건당국의 격리 관찰에서 벗어나 있던 사람이 메르스에 감염됐고, 다른 의심환자는 출국까지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방역 망이 완전히 뚫린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중동 여행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환자와 접촉을 하고도 스스로 격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개인들도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김잔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여섯 번째로 메르스 감염이 확인된 71살 남성은 보건당국의 격리 관찰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첫 확진 환자와 옆 병실에 있었는데도, 밀접한 접촉이 없었다고 생각한 보건당국의 명백한 판단 착오였습니다.

또 메르스 의심환자가 출국할 때까지도 이 사람이 세 번째 환자인 아버지를 방문해 첫 환자와 접촉을 한 사실도 까맣게 몰랐습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
"금번 상황의 발생원인은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해당 의심자를 발견하지 못한 데 있습니다."

확진 환자들과 가까이 접촉한 뒤, 고열 증세까지 보인 의심환자가 격리 치료 대신 병원과 회사 등에 다니며 여러 사람과 접촉했고, 급기야 외국에 나갔는데도 놓치고 있었던 것.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
"서태평양 지역 세계보건기구와 중국 보건당국에 이를 알려서 진단검사와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고..."

또 이 의심환자를 진료하고도 보건당국에 이틀이나 늦게 신고한 의료진의 책임도 큽니다.

뒤늦게 보건당국은 출국한 의심환자가 접촉했던 사람들을 추적해 격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감염자가 빠르게 확산하는 데는 보건당국뿐 아니라 중동 여행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아 무방비 상태로 접촉자를 늘린 환자, 그리고 확진 환자와 접촉하고 증세가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격리를 실천하지 않은 개인의 탓도 있습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타인, 국가적으로도 국민들이 정확하게 검역설문지를 제출해서 조기에 진단받고, 격리되고, 본인도 치료받고 주변에 2차 감염도 막고..."

보건당국은 확진 환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들을 처음부터 다시 대면조사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면 의료진에게 중동 여행 경험이나 환자와 접촉 등의 사실을 반드시 알려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뚫려버린 허술한 방역체계는 이미 우려의 씨앗이 돼버렸습니다.

YTN 김잔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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