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제갈량에서 경영인으로 새로운 도전!

코트의 제갈량에서 경영인으로 새로운 도전!

2015.05.22. 오후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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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의 제갈량에서 경영인으로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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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코트의 제갈량에서 경영인으로 새로운 도전!-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5/22 (금) 오후 6시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한국 프로 배구 이 분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데요. 1995년 삼성화재 창단 감독을 맡은 이후 20년 동안 19번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 16번의 우승을 이끌었던 남자배구계의 전무후무한 바로 신치용 감독입니다. 이제는 전 감독이라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신치용 전 감독이 코트 지휘봉을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음 달부터 제일기획 임원을 맡게 된 것인데요. 코트의 제갈량으로 불렸던 신치용 감독 경영자로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피플 정면승부 오늘은 삼성화재 신치용 전 감독 만나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신 감독님 나와 계세요?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이하 신치용): 네. 안녕하십니까.

◇최영일: 네. 안녕하세요. 이 정든 코트를 떠나셨는데, 감독 생활 하시면서 영광의 순간, 아쉬운 순간 많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치용: 무거운 짐을 내리는 기분도 있고요.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또 다가올 미래가 걱정도 되고요. 하여튼 만감이 교차하는 그런 요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래도 좋은 사람들 만나서, 좋은 선수, 좋은 팀, 좋은 분들 덕분에 행복하게 감독 생활 했다 생각하고요. 감사하게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최영일: 네. 감사한 마음이시다. 이렇게 얘기해주셨는데요. 조금 구체적으로 보면 1995년 삼성화재 창단 감독 맡으신 이후 20년 동안 19번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 16번 우승. 이런 상황에서 특별한 순간이 참 남들보다 많으셨을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언젠가요?

◆신치용: 참 많죠. 즐거웠던 순간도 많았고, 참 마음 아픈 순간도 많았고 하는데요. 제일 마음 아픈 것은 이번 챔프전이었습니다. 이번 챔프전이 너무너무 속이 상했고. 속이 상한 게 우승을 못하고 3:0으로 져서가 아니고, 우리 팀이 너무 경기를 못했습니다, 챔프전을. 그래서 팬들에게 너무 큰 실망을 드렸고. 그 책임자가 감독인 저니까. 그 경기 끝나고 한 3일간 제가 앓아누웠거든요. 그 경기만 생각하면 지금도 속이 상해서 정말 빨리 잊어버리고 싶은 그런 속상한 경기였고요. 창단해서 첫 우승 했을 때가 제일 즐거웠고. 2010-2011 시즌 때 저희가 꼴찌로 떨어졌다가 챔프전 가서 우승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가 정말 감격스러웠고. 그런 세 가지로 경기 시절을 돌아보면 그렇습니다.

◇최영일: 가장 최근에 아팠던 경기, 첫 우승, 그리고 정말 천당과 지옥을 경험하셨던 사건. 그래도 지금 말씀하신대로 보면요. 제자 김세진 감독과 세 차례 대결에서 0:3으로 완패하셨어요. 그 심정도 궁금한데. 제자를 잘 키웠다는 뿌듯함도 드셨을 것 같긴 하나, 어쨌거나 감독으로서 경기에 졌으니 만감이 교차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 심경이었어요?

◆신치용: 제가 제자 잘 키운 게 어디 있습니까. 지고 기분 좋은 사람 어디 있어요. 속이 뒤집어지죠. 경기도 경기껏 하고 져야지. 그래도 저는 부끄러워서 낯 들 수 없을 정도의 경기를 했으니까. 하여튼 제가 그렇습니다. 이것은 뭐 경기가 마법에 걸린 것 같다. 우리가. 그리고 어떻게 이런 경기를 내가 하도록 팀을 만들 수 있는가. 그런 게 너무나 창피하고 속상하고 그랬는데. 어쨌든 다른 놈한테 지는 것보다는 제자한테 지는 게 좀 다행이긴 다행이지만. 그래도 참 제자는 제자고 경기는 경기일 뿐이거든요. 그러니까 경기할 때는 감독 대 감독인데. 여하튼 죽겠더라고요. 하여튼 김세진 감독이 잘 해서 이겼지만, 제가 삼성화재 감독으로서는 참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최영일: 제가 아프신 것을 한 번 더 후벼 파서 죄송합니다. 감독님. 그렇지만 우리에겐 느낌 있는 말씀 주셨어요. 제자건 선배건 승부는 승부일 뿐. 중요한 말씀. 역시 승부사 기질. 그런데 이제는 새롭게 지도자에서 경영자가 되셨습니다. 다음달 1일부터 제일기획에 스포츠사업 총괄 본부 산하에서 삼성 블루팡스 배구단 단장 겸 스포츠구단 운영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시게 되는데요. 축구, 농구, 배구를 다 총괄하신다고 들었는데. 코트를 떠날 결심을 하게 된 배경. 어떤 것이었어요?

◆신치용: 글쎄요. 제가 만 20년을 했습니다. 그래서 20년 하면 오래 했다, 하는 생각도 하고. 금년 들어서 시즌 중간에 제자들이 감독으로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그만 할 세월이 거진 됐구나. 좀 너무 오래 하는 것도 미안하고. 20년이 말이 20년이지, 20년이 짧은 세월이 아닙니다. 그 다음에 우리 임도헌 코치가 제 밑에서 10년을 했습니다. 임도헌 코치 후배들이 감독이 되는데 제가 계속 감독을 하고 있으면, 코치가 밑에 있는 것도 제가 참 임 코치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염치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이게 내가 20년을 넘기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솔직히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래 되던, 저래 되던 이번 시즌이 끝나면 고민을 해야겠다고 우리 집사람 한테는 얘기를 했죠. 나 그만 해야 할 것 같다고.

◇최영일: 사모님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신치용: 우리 집사람은 오래 했고 당신 제자들과 얼굴 붉히는 것도 보기 흉해.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구나, 하고 편하게 마음 가졌는데. 회사에게 그런 의견을 전달했는데, 회사에서 참 좋은 자리를 배려해 주셔서 저로서는 참 감사한 마음이죠.

◇최영일: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셨을 텐데. 어쨌든 20년 기점을 전환점으로 삼자. 이런 결심을 하신 것 같은데. 이게 이제 감독님 입으로는 직접 말씀 못 하실 것 같아서 제가 말씀드리면. 감독 재직 시절에 몸값이 싼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서, 최고의 선수로 신분을 상승 시키는 남다른 지도력도 보여주셨고요. 또 삼성 팀에 있다 나간 선수들이 대부분 다시 돌아오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스포츠 기자들은 많이 하더라고요. 이런 감독님의 리더십 비결, 뭐라고 생각하세요? 스스로는.

◆신치용: 저는 그냥 다 정도 경영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르게 하고 선수들 차별 안 하고. 그 다음에 진정성을 가지고 저 스스로가 선수들보다 먼저 솔선수범 하고 하면 특별히 잘 하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냥 꼭 바르게 지켜야 할 것, 원칙 지키고, 선수들 앞에서 솔선수범 해주고. 그리고 그런 얘기는 제가 가끔 합니다. 결국은 선수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 감독은. 행복하게 해주는 게 뭐냐. 결국은 이겨야 첫 째 행복하거든요. 그러니까 행복하게 해줘야 하고. 그 다음에 외국인 선수한테는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감동을 주자고. 작은 것이라도 사람이 감동을 느낄 때 제일 기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선수들한테 좀 그런 것. 행복하게 해줄게, 솔직하게 대해주고, 원칙 가지고 해주고. 그런 것이지 특별한 게 뭐 있겠습니까.

◇최영일: 감독님 말씀, 지금 정도 경영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경영이 아니라 정치를 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차별하지 않고 공정하게 대해주고, 먼저 솔선수범으로 이끌고, 선수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감동시킨다. 이게 정치의 덕목 아닙니까?

◆신치용: 그렇게만 해주면 선수들이 따라옵니다. 그러니까 특별하게 잘 할 것 없습니다. 그리만 해주면. 아니 감독이 선수를 두려워 안 하면 안 되거든요. 선수가 제일 무섭습니다. 우리 구단주 무섭지 않아요.

◇최영일: 구단주보다 선수를 더 무서워해야 하는 감독이 돼야 한다.

◆신치용: 당연하죠. 선수가 무섭죠. 선수가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데요. 그러니까 그렇게만 생각하고 바르게 하면 선수들에게 크게 욕먹을 일은 없습니다.

◇최영일: 지금 말씀에서 저는 성공 비결이 읽혀지는데요. 자 이제 지금까지 감독으로서 발휘했던 20년간의 리더십, 경영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앞으로의 목표 짧게 한 번 부탁드릴게요.

◆신치용: 상당히 좋습니다. 제가 스포츠인으로, 감독 출신으로 경영자가 되는 것인데. 제가 잘 해야지 다음 후배들이 될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것은 내가 실수하면 안 된다. 운동할 때와 같이 부지런하게 하고, 겸손하게 하고. 그리고 어려울 때 견디듯이 시합 때도 어려움이 많은데 그것을 견디듯이 견디면서 최대한 준비하고 노력하자. 그러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생각하고 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그런 것은 없고. 운동할 때 정신으로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영일: 그냥 대충 하신다는 투로 말씀 하셨지만, 제가 듣기에는 앞으로 후배들이 따라올 수 있는 길에 첫 발자욱을 잘 남겨야 한다. 그런 긴장감이 있으신 것 같아요.

◆신치용: 예. 그건 그래야 합니다.

◇최영일: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신치용: 예. 감사합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신치용 삼성 블루팡스 배구단 단장님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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