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앵커]
우리 사회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주위엔 무관심과 고독 속에 살아가는 노인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한 시대 우리들의 아버지, 어머니였고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었던 사람들.
이제는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는 그들의 현실과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 복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기 위해 YTN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YTN은 지난겨울 동안 노인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 6편의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거리 노인들의 겨울이야기', 오늘은 첫 순서로 탑골공원과 종묘공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노인들의 안식처, 탑골공원에 누군가 찾아왔습니다.
은퇴 뒤 노인이 되어 탑골공원과 종묘공원을 드나들며 책을 쓴 오근재 전 교수입니다.
[인터뷰]
"이쪽 선생도 한 6~7년 여기 나오셨는데."
"나도 6~7년 됐는데."
"이 분 내가 많이 봤어. 정치 얘기 많이 하셔."
노인들이 이곳에서 무리 짓는 모습이 흡사 모래가 흘러 흘러 강 하류에 쌓인 것과 같다며 '퇴적공간'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인터뷰:오근재, '퇴적공간' 저자]
"사회적인 쓸모를 저희가 상실해가고 있지 않습니까? 쓸모에 투입하고 남게 되면 잉여물이라고 얘기하잖아요. 우리 같은 인간이 결국엔 잉여인간으로 시간이 갈수록 전락해 가는 게 아닐까…."
나이를 먹을수록 군대 이야기, 젊어서 고생한 이야기는 왜 더 신이 날까요.
[인터뷰]
(베트남에 얼마 있었어요?)
"1년 있었어요."
[인터뷰:김종섭, 서울 전농동 (73세)]
(여기 나오시면 어떤 점이 좋으세요?)
"좋아서 오는 게 아니고 내 현장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작업장이라고."
직장에 출근한다는 심정으로 이곳에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탑골공원 인근 종묘공원에는 노인들 왕래가 더 잦습니다.
[인터뷰:김영호, 종묘공원 기원 운영자 (87세)]
(어디서 오시는 분들이에요?)
"인천서도 오고 수원서도 오고 여기저기서 다 오지."
깔판 한 장에 바둑판, 거기에 요구르트 하나.
단돈 천 원의 행복입니다.
[인터뷰]
(어르신, 춥지 않으세요?)
"추워요."
(굳이 나오시는 이유가 있으세요?)
"세월을 보내기 위해서 나오죠, 세월!"
이렇다 할 취미도 없는 노인들은 그저 볕 잘 들고 조용한 곳을 찾아 우두커니 시간을 보냅니다.
[인터뷰:이석구, 서울 신정동 (69세)]
"다방 같은데 갈 일 없고 돈도 안 들고 여기 와 있으면 돼요."
종묘공원은 생각이 비슷한 노인들끼리 모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리에서 벗어나면 다시 쓸쓸함을 맛보게 되는 게 이분들의 일상입니다.
[인터뷰:길인식, 서울 휘경동 (78세)]
"나도 아들딸이 있지만 이런 애국에 대해 이야기하면 아휴, 아버지는 아버지 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이렇게 하고 오히려 어미, 아비를 책망하고 이런 식이에요."
(자제분들조차도?)
"그렇지!"
돈이 없어서, 갈 곳이 없어서, 고독해서, 어쩔 수 없이 '퇴적공간'으로 모여드는 노인들.
대한민국 복지의 현주소입니다.
[인터뷰:오근재, '퇴적공간' 저자]
"이렇게 노인들이 집을 떠나 나올 수밖에 없는 그런 복지정책은 잘못된 복지정책이다. 노인들을 어떻게든 작은 공동체로, 가족이 아니더라도 작은 공동체로 다시 회귀할 수 있도록 정책이 개발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곳에 끊임없이 자리를 채우고 있지 않을까…."
YTN 김정아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우리 사회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주위엔 무관심과 고독 속에 살아가는 노인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한 시대 우리들의 아버지, 어머니였고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었던 사람들.
이제는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는 그들의 현실과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 복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기 위해 YTN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YTN은 지난겨울 동안 노인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 6편의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거리 노인들의 겨울이야기', 오늘은 첫 순서로 탑골공원과 종묘공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노인들의 안식처, 탑골공원에 누군가 찾아왔습니다.
은퇴 뒤 노인이 되어 탑골공원과 종묘공원을 드나들며 책을 쓴 오근재 전 교수입니다.
[인터뷰]
"이쪽 선생도 한 6~7년 여기 나오셨는데."
"나도 6~7년 됐는데."
"이 분 내가 많이 봤어. 정치 얘기 많이 하셔."
노인들이 이곳에서 무리 짓는 모습이 흡사 모래가 흘러 흘러 강 하류에 쌓인 것과 같다며 '퇴적공간'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인터뷰:오근재, '퇴적공간' 저자]
"사회적인 쓸모를 저희가 상실해가고 있지 않습니까? 쓸모에 투입하고 남게 되면 잉여물이라고 얘기하잖아요. 우리 같은 인간이 결국엔 잉여인간으로 시간이 갈수록 전락해 가는 게 아닐까…."
나이를 먹을수록 군대 이야기, 젊어서 고생한 이야기는 왜 더 신이 날까요.
[인터뷰]
(베트남에 얼마 있었어요?)
"1년 있었어요."
[인터뷰:김종섭, 서울 전농동 (73세)]
(여기 나오시면 어떤 점이 좋으세요?)
"좋아서 오는 게 아니고 내 현장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작업장이라고."
직장에 출근한다는 심정으로 이곳에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탑골공원 인근 종묘공원에는 노인들 왕래가 더 잦습니다.
[인터뷰:김영호, 종묘공원 기원 운영자 (87세)]
(어디서 오시는 분들이에요?)
"인천서도 오고 수원서도 오고 여기저기서 다 오지."
깔판 한 장에 바둑판, 거기에 요구르트 하나.
단돈 천 원의 행복입니다.
[인터뷰]
(어르신, 춥지 않으세요?)
"추워요."
(굳이 나오시는 이유가 있으세요?)
"세월을 보내기 위해서 나오죠, 세월!"
이렇다 할 취미도 없는 노인들은 그저 볕 잘 들고 조용한 곳을 찾아 우두커니 시간을 보냅니다.
[인터뷰:이석구, 서울 신정동 (69세)]
"다방 같은데 갈 일 없고 돈도 안 들고 여기 와 있으면 돼요."
종묘공원은 생각이 비슷한 노인들끼리 모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리에서 벗어나면 다시 쓸쓸함을 맛보게 되는 게 이분들의 일상입니다.
[인터뷰:길인식, 서울 휘경동 (78세)]
"나도 아들딸이 있지만 이런 애국에 대해 이야기하면 아휴, 아버지는 아버지 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이렇게 하고 오히려 어미, 아비를 책망하고 이런 식이에요."
(자제분들조차도?)
"그렇지!"
돈이 없어서, 갈 곳이 없어서, 고독해서, 어쩔 수 없이 '퇴적공간'으로 모여드는 노인들.
대한민국 복지의 현주소입니다.
[인터뷰:오근재, '퇴적공간' 저자]
"이렇게 노인들이 집을 떠나 나올 수밖에 없는 그런 복지정책은 잘못된 복지정책이다. 노인들을 어떻게든 작은 공동체로, 가족이 아니더라도 작은 공동체로 다시 회귀할 수 있도록 정책이 개발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곳에 끊임없이 자리를 채우고 있지 않을까…."
YTN 김정아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