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녹취록 전문 공개할 것"...파장은?

경향신문 "녹취록 전문 공개할 것"...파장은?

2015.04.13. 오후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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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처음 녹취록이 공개된 날은 성 전 회장이 숨진 지난 10일이었죠,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경향신문 전화 인터뷰, 10일 공개분)]
"2006년 9월 벨기에하고 독일 가셨잖아요, VIP 모시고. 그 때도 제가 갈 때 이 양반(김기춘 전 비서실장) 그 때 야인으로 놀고 계셨죠. 그 양반이 모시고 가게 돼서 그 양반한테 내가 10만 불 달러로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내가 전달해드렸고..."

고 성완종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당일 새벽 경향신문 기자와 전화 통화를 한 육성이 공개되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측은 이날 전화 통화는 새벽 6시부터 50분간 이뤄졌다고 보도했는데요.

경향 측은 지난 10일 4분여 분량을 공개한 데 이어 이튿날인 11일 2분 40여초 분량의 녹취파일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이것도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
"대선 때도 우리 홍문종 같은 경우가 본부장을 맡았잖아요. 통합하고 같이 매일 움직이고 뛰고, 그렇게 하는데 제가 한 2억 정도 줘서, 조직을 관리하니까..."

"6월 달쯤 되는데, 내가 그 사람한테도,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친구한테도 1억을 캠프 가있는 ○○○ 통해서 전달해줬고..."

추가 녹취파일에서 성 전 회장은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게 건네진 2억 원은 2012년 대선 자금 명목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해서도 돈을 건넨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했습니다.

녹취파일 속 당사자들은 성 전 회장이 주장한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녹취록 속에는 어떤 내용이 더 담겨있을까요?

경향 측은 왜 한번다 다 공개하지 않고 이렇게 조금씩 공개를 하는 것일까요?

전문가들의 분석은 이렇습니다.

[인터뷰:이동형, 시사평론가]
"한번에 다 하지 않는 건 경향신문이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대상자들이 다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모든 걸 맨처음 에 다 까발려지면 이 사람들이 어떤 해명을 할지 몰라요. 그런데 뭔가 있는지 누구도 모르기 때문에 그 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한꺼번에 다 폭로하지 않는 것은 잘하고 있는 거고..."

고 성완종 전 회장의 육성이 담긴 미공개 녹취 파일에 또 어떤 폭로 내용이 들어있을까요?

전문이 공개되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인데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여권에서조차 녹취록 전문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정보가 다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녹취파일 속 당사자들의 엉뚱한 해명이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인터뷰: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경향신문에 부탁 말씀드립니다. 지금 고인이 50분 간 대화한 녹취록을 경향신문에서 갖고 있는데 이것을 빨리 다 공개해주기를 바랍니다. 국정이 굉장히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에 세계적 경제 위기 속에서 우리가 해야될 개혁은 완수를 해야 합니다."

검찰 또한 어제 오후 발족한 특별수사팀이 경향신문 측에 '인터뷰 녹취록'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이에따라 경향신문 측도 어제 홈페이지에 경향신문 입장이라는 내용을 게재했는데요.

한점 의혹없이 진실을 규명할 수 있도록 검찰의 요구가 있으면 모두 다 공개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고인의 유지가 훼손되거나 결례가 없도록 유족들과 충분히 상의를 해서 공개를 하겠다, 인터뷰 내용 전문을 가감없이 홈페이지 또는 신문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말입니다.

경향신문 측은 그러면서 인터뷰를 녹음한 것은 고인의 뜻이었고, 살아있는 권력자를 상대로 한 폭로를 꼭 보도해 줄 것을 여러 차례 당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8명의 명단이 담긴 메모를 보강할 인터뷰를 작심하고 준비했다는 것인데요.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보면 성 전 회장은 '쪽지'에 이름을 적은 사람들에게 언제, 어디서 돈을 전달했는지 등을 녹취파일을 통해 비교적 상세하게 폭로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 그렇다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다른 정계 인사들에 대한 폭로는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갖고 있을까요?

이미 공개된 이름 8명 외에도 비자금 장부가 더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녹취록 전문이 베일을 벗은 이후 검찰이 어느 수준까지 수사를 하게 될 것인지, 과연 성역없는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지 여부입니다.

[인터뷰:박상융, 변호사]
"개인적인 인맥관계가 있으면 이 수사의 공정성은 상실이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문무일 검사장을 수사팀장으로 하고 특수1부장을 팀원으로 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고요. 문제는 뭐냐하면 녹음 파일이 중요한게아니라 성 전 회장이 이 자금을 마련했을 때 혼자 마련하지 않았을 겁니다. 분명히 자기가 믿는, 신뢰할 만한 심복이라고 하죠. 그 사람들한테 준비를 시키고 그에 대해서 전달할 때도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을 어딘가에 흔적을 남겨놓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검찰이 그걸 찾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이 검찰 수사에 협조를 해 줄 수 있는가, 여기에 이번 수사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보고..."

검찰은 성 전 회장의 녹취 파일이 제출되는 대로 인터뷰 내용 전문을 분석해, 의혹이 제기된 정치인들 주변으로 실제 유입된 돈이 있는지 계좌 등 자금 흐름부터 확인할 방침입니다.

경향신문 측이 녹취파일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진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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