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있어도 의사가 없다"...섬 의료 공백 '심각'

"병원 있어도 의사가 없다"...섬 의료 공백 '심각'

2015.04.01. 오전 04:3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얼마 전 가거도 헬기 추락 사고 기억하십니까?

의료 환경이 열악한 섬 지역의 응급 환자 후송을 위해 긴급 출동하다 벌어진 참변이었는데요.

그런데, 좋은 병원이 있어도 정작 의사가 없어 제대로 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섬 지역의 의료 공백 실태, 먼저 우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2월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새로 지어진 백령병원입니다.

세금 160억 원이 투입돼 수술실과 응급실까지 갖추는 등 종합병원 못지 않은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곳은 병원 수술실입니다.

웬만한 수술이 가능한 장비가 갖춰져 있지만 수술이 이뤄진 적은 정작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바로 의료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전체 의사 8명 가운데 산부인과를 제외한 외과 의사가 아예 없어 관련 수술과 진료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군 복무 대신 근무하는 '공중보건의'라 교체되면 이후 충원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인터뷰:이두익, 인천의료원 백령병원장]
"특히 올해는 중요한 응급의학 부문의 공중보건의가 전무하고...산부인과도 이번에 공중보건의가 전무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간단한 치료를 받기 위해 4시간 넘게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인터뷰:김안식, 백령도 주민]
"지금 급한 게 귀라든지 눈이라든지 이비인후과 무릎 관절 이런 쪽으로 해서 육지로 많이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나마 백령도는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유인 도서가 무려 400곳이 넘지만, 정작, 의사가 배치된 섬은 채 50곳에 미치지 못합니다.

심지어, 헬기가 추락했던 가거도에는 공중보건의가 2명 배치돼 있었지만, 응급 상황에는 사실상 속수무책이었습니다.

X-RAY와 같은 기본적인 장비조차 없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헬기 출동이 잦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해당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보건지소에는 X-RAY 같은 큰 장비는 없습니다. 인력이 거기까지 못 가고. 응급 환자는 바로 시 단위 종합병원으로 보내고..."

섬에 산다는 이유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야 하는 주민들.

혹시 있을지 모를 응급 상황에 지금 이 시간도 마음을 졸여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