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6만 명 등친 금융 사기 조직 적발

노인 6만 명 등친 금융 사기 조직 적발

2014.07.15. 오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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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인들에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120억 원을 가로챈 금융 사기 조직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회원 가입만 하면 한 달에 7급 공무원 월급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노인 6만 명을 끌어들였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40대 남성이 칠판에 무언가를 그려가며 노인들의 호응을 유도합니다.

외국어 동영상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하고 3만 3천 원에서 112만 원의 회원 비만 내면 별다른 활동 없이 일정한 수익을 보장한다고 현혹합니다.

가입만 하면 회사가 다단계 형식으로 회원을 끌어모아 일정한 수익금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업체 관계자]
"시간이 지나면 누구든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한 명이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이 최대 31억 원입니다."

이들이 말하는 사업 방법은 이렇습니다.

3만 3천 원을 투자하면 인터넷상의 투자 회원을 뜻하는 아바타가 생기는데, 자신의 회사에서 다른 회원을 모집해 또 다른 아바타를 만들게 되면 그 투자금 일부를 돈으로 주겠다는 것입니다.

모두 20단계에 걸쳐 209만 명의 아바타가 만들어지면 31억 원을 챙길 수도 있다고 노인들을 현혹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수익금을 준다는 말에 노인 6만 명이 속아 넘어갔습니다.

이 사기단은 매달 조금씩 일정한 돈을 지급해 의심을 피했고 1년 동안 120억 원이 넘는 돈이 모이자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터뷰:송 모 씨, 피해자]
"투자를 하다 보니까 계속 욕심이 생겨서 5천700만 원을 투자했어요. 우리가 나이를 먹다 보니까 노후도 걱정되고 해서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권유도 했습니다."

사기단의 말을 믿고 투자했다가 돈을 모두 날린 50대 남성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인터뷰:김범석,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위]
"2천만 원을 투자했는데, 투자한 것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까지 투자하게 만들어 수당이 들어오지 않자 우울증에 걸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은 금융 사기 조직을 이끈 47살 최 모 씨를 구속하고 최 씨를 도와 회원을 모집한 44살 남 모 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직장에서 퇴직하거나 마땅한 소일거리가 없는 50~70대 노인들은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를 결정했다면 금융감독원이나 수사기관에 안전한 투자처인지 확인하고 투자업체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는 것이 금융사기 피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YTN 백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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