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밀항자금?...장남 측근 통화내역 분석

'20억' 밀항자금?...장남 측근 통화내역 분석

2014.07.10. 오후 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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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병언 씨가 현금 20억 원이 든 가방을 들고 다녔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도주 초기부터 거액을 마련해 들고 다닌 게 알려지면서, 검찰은 이 돈이 밀항자금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난달 붙잡힌 유 씨 장남 대균 씨의 운전기사를 통해, 도피를 돕고 있는 조력자들을 추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별수사팀이 있는 인천지검으로 가보겠습니다. 이종원 기자!

유병언 씨가 도주 초기부터 거액을 마련해 도망 다녔다면, 목돈이 필요했었다는 거 아닙니까?

[기자]

현금 20억 원, 5만 원권으로 4만 장입니다.

무게도 40킬로그램에 육박하는데요.

촌각을 다투는 도피생활을 하는 상황이라면, 큰 짐이 될 수도 있겠죠.

10만 구원파 신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유병언 씨입니다.

지금이야 검찰이 유 씨 일가의 차명재산을 샅샅이 들여다보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유 씨가 전국 어디서든 자금 마련이 어렵지 않았을 텐데요.

그런데, 도피 초기부터 들고다니기도 힘든 돈 뭉치를 굳이 가방에 싣고 끌고 다닌 이유, 목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밀항을 위해 전남 지역으로 내려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유 씨측과 접촉을 했었다는 밀항 브로커의 진술이 알려지기도 했고요.

조직폭력배와 연락을 하며 밀항을 시도하고 있다는 설도 있었습니다.

금액도 구체적으로 제기됐었는데, 일반적인 밀항 대금보다 두세 배 많은 10억 원을 제시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20억 원이면 이 비용을 지불하고도 남는 금액이죠.

이 때문에 이미 유 씨가 밀항에 성공했을 가능성, 아니면 밀항 준비를 모두 마치고 적절한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앵커]

하지만 유병언 씨, 도피 생활을 하던 중에 은신처로 쓸 부동산을 사들이지 않았습니까?

밀항이 목적이었다면 수억 원을 주고 왜 샀을까요?

[기자]

검찰도 주목하는 대목입니다.

전남 지역엔 구원파와 신도들의 시설이 널려 있습니다.

그런데, 도주 초기부터 굳이 거액을 주고 부동산을 사들인 건데요.

주택뿐만 아니라 함께 딸린 임야도 2억 5천만 원을 주고 매입했습니다.

유 씨 측근은 그 무렵,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사들인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하루 이틀 숨어지낼 곳이 아니라, 장기간 은신처로 쓸 곳을 물색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인적이 드물고 접근이 쉽지 않은 산골짜기,

거기에, 방대한 규모의 대지가 딸려 있어 울타리 등을 세워 체포조가 들이닥치더라도 최소한의 시간을 벌 수 있는 지형적 특성이 있는 곳.

사실상 '제2의 금수원'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인데요.

이미 들통난 순천 별장 근처 부동산처럼, 검찰은 이 같이 은신에 최적합한 장소를 유 씨 측이 확보해 숨어든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밀항설 자체가 수사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고도의 교란작전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검찰이 장남 유대균 씨와 관련해서는 측근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달 23일, 유대균 씨의 측근인 고 모 씨가 체포됐었는데요.

유 씨의 운전기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 직후인 지난 4월 19일엔 유대균 씨가 프랑스로 출국을 시도할 당시, 공항까지 직접 차를 몰았던 인물입니다.

당초 검찰은 고 씨를 통해 유대균 씨의 행적을 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고 씨가 최근 몇 달간 사용한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하며, 또 다른 조력자들을 추리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통화내역 명단엔 구원파 대변인인 이태종 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 씨가 유 씨 일가의 도피를 도운 정황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인천지검에서 YTN 이종원[jongwon@ytn.co.kr]입니다.

고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보도문

YTN은 위 기사에서 고 유병언 전 회장의 밀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과 달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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