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넘게 '꾸벅꾸벅'...'1차 사고 뒤 속도 더 내'

한 시간 넘게 '꾸벅꾸벅'...'1차 사고 뒤 속도 더 내'

2014.03.29. 오후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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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심을 질주하며 사상자 19명을 낸 서울 시내버스 사고 원인은 운전자의 '졸음 운전' 때문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급발진 등 차량 결함이 겹쳤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찰은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박소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찰이 공개한 CCTV 화면입니다.

달리던 버스가 신호에 걸려 멈춰 서자 운전대를 잡은 버스 기사는 조금씩 고개를 끄덕입니다.

졸고 있는 겁니다.

운행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졸음운전은 계속되고, 결국 서있는 택시를 들이 받고 말았습니다.

경찰은 버스 기사 60살 염 모 씨가 사고가 나기 1시간 20분 전부터 졸음 운전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전선선, 서울 송파경찰서 교통조사계장]
"차고지를 출발해서 1차 사고지점 도착 전 약 한 시간 20분 전부터 졸음운전을 했습니다. 졸음을 깨려는 운전자 행동 특징이 27회 가량 발견됐습니다."

마라톤 완주에 이어 오전·오후 근무를 연달아 소화하면서 극심한 피로를 이기지 못한 염씨가 졸다가 끔찍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1차 추돌사고가 난 뒤 버스가 멈추지 않은 이유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운행기록계를 보면 1차 사고 때 22km/h 였던 사고 버스는 2차 사고 때까지 최대 75km/h로 속도를 높입니다.

브레이크 고장 등 차량 결함 가능성도 남아있는 대목입니다.

[인터뷰:전선선, 서울 송파경찰서 교통조사계장]
"1차 사고 이후에 2차 사고까지의 과정이 속도가 점점 가속돼서, 브레이크도 한번도 작동이 안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함 문제인지, 운전자 문제인지는 좀 더 수사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직원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로 버스회사 임원을 불구속 입건하고, 버스 결함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YTN 박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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